[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에 사는 워킹맘 이모(32)씨는 빠듯한 살림에도 최대한 아껴서 남긴 자투리 돈을 모아 재테크 밑천을 만들려고 은행 이자를 알아봤다가 크게 실망했다. 적금 금리가 1%대 중반밖에 안 됐기 때문. 20만원씩 1년을 넣어도 손에 쥘 이자는 달랑 2만원에 불과했다. 이씨는 “달리 돈을 굴릴 방법도 없어 그나마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저축은행 스마트폰 적금에 가입하려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우리 경제의 주축인 30∼40대가 재산을 불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거비, 교육비 등 주요 지출 항목의 물가는 크게 뛰는데 은행 금리는 바닥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종잣돈을 모으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25일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는 대부분 1%대다.
가장 높은 상품이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폰적금’으로 연 2.0%이지만 세금을 제하면 1.69%로 낮아진다.
사이트에 공시된 상품 95개 중 세전 금리가 1.5%를 초과하는 경우는 27개에 불과하다. 10개 중 3개도 안 되는 비율(28.4%)이다.
제2금융권도 2%선이 붕괴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2일 현재 1.99%이다. 6개월 전인 1월 22일의 2.2%에 비해 0.21%포인트 떨어진 것.
이로 인해 30∼40대의 재테크 전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ㆍ통계청ㆍ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 평균 금융자산은 9087만원으로 2014년(9013만원)에 비해 0.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구주가 30대인 가구의 금융자산은 9135만원에서 9206만원으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0.78%로 평균을 밑돌았다.
40대는 1억351만원에서 1억190만원으로 되려 감소했다. 40대 금융자산 감소율은 -1.6%로, 20대(-0.8%), 50대(-0.2%)보다도 컸다.
이는 은행권 금리가 0∼1%대로 추락하며 예ㆍ적금으로 돈을 모으기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한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한 연예인의 발언이 회자될 정도다.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서도 예전과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국내 주식시장은 수년째 ‘박스피’에 갇혀있고, 해외 시장은 브렉시트 등 악재로 출렁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33%를 기록하며 2조2799억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8.85%로 고꾸라졌다. 채권형 펀드가 국내 1.82%, 해외 4.64%로 그나마 선방했다.
기대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찍혀있다. 30∼40대의 관심은 높지만,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 집계를 보면 ISA 출시 4개월째인 지난 15일 기준 ISA 계좌 수가 238만개 넘어선 가운데, 40대(29.8%)와 30대(27.5%)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계좌 평균 잔고는 60대가 250만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0대(151만원), 40대(96만원), 20대(60만원), 30대(58만원) 순이다.
더욱 우려되는 사실은 종잣돈을 모으기는 커녕 은행대출에 손을 벌리는 가구가 많다는 점이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67조5000억원으로 5월에 비해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부채(가계신용)는 1분기 말 현재 122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원 넘게 늘었다.
또 최근 발표된 ‘서울서베이 2016’을 보면 지난해 서울시 가구 부채율은 48.4%로, 전체 가구의 절반이 빚을 안고 있다.
빚을 진 주된 이유로는 주택을 사거나 빌리기 위해서(66.0%)가 대부분이고, 그 다음으로 교육비 때문이라는 응답(13.1%)이 많았다. 세대별로 보면 30대는 주택 구입, 40대는 교육비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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