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2기 신도시 입주 영향으로 서울시 일부에서 ‘역전세난’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금천구의 전셋난이 눈에 띈다. 전셋값 상승으로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일부 단지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서울 평균을 훌쩍 넘겼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천구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1.22% 올라 서울시 1위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폭은 2위를 기록한 중구(0.51%)의 두 배에 달했다.

금천구의 ‘나홀로 전세난’은 지난 3일 개통한 강남순환고속도로 영향이 컸다. 금천구 금하로의 한 공인 관계자는 “그간 워낙 저평가돼 있던 지역 특성상 도로 발표에도 꿈쩍않던 시세가 개통이 다가오자 오르는 분위기”면서 “가격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 실제 거래는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금천구 전셋값 상승폭은 서울 1위였다.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영향이 컸다. 물건을 거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전셋값과 전세가율은 조용하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금천구 아파트 단지 전경.
지난 주 금천구 전셋값 상승폭은 서울 1위였다.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영향이 컸다. 물건을 거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전셋값과 전세가율은 조용하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금천구 아파트 단지 전경.

강남순환고속도로는 금천구 독산동에서 강남구 수서동을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다. 개통된 구간은 전체 22.9㎞ 구간 중 13.8㎞의 1단계 구간이다. 일정 통행료를 부과해야 하지만, 강남ㆍ양재 접근성은 크게 개선됐다. 소하IC에서 양재IC까지 시간상 거리는 5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됐다. 강서는 물론 인천에서 진입한 차량으로 꽉 막혔던 남부순환로를 거치지 않아서다.

전세 품귀현상은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지난해 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현지 공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거래량은 아파트 단지가 많은 시흥동이 두드러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살펴보면 금천구 시흥동 거래량은 작년 이사철인 3월 100건을 돌파한 이후 같은해 11월까지 이어졌다. 비수기 들어 잠잠해진 거래는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을 앞둔 6월 다시 114건으로 뛰어 올랐다.

독산동은 다세대ㆍ연립을 중심으로 시흥동 아파트 거래량과 비슷한 오르내림을 보였다. 6월 독산동 빌라밀집지역 거래량은 총 68건으로 본격적인 이사철이었던 3월(60건), 4월(69건)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세물건이 희귀해지면서 일부 단지의 전세가율도 크게 올랐다. 현재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시흥동 금광포란재의 전세가율은 95%에 달했다. 전용 80.22㎡ 시세는 2억9000만원이지만, 전셋값은 2억8000만원 선이다.

도로 발표 직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벽산1~5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최근 거래된 벽산5단지 전용 59㎡ 매매가격은 2억6500만원을 호가했다. 반면 전셋값은 2억2300만원으로 87%의 전세가율을 보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금천구 1㎡당 시세는 지난 2014년 3분기 295만원에서 현재 328만원으로 11% 올랐다. 실제 독산동 중앙하이츠빌 전용 84㎡이 최근 3000만원 가량 오른 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독산동 금천현대(전용 84㎡)와 시흥동 벽산5단지(전용 114㎡)도 최근 1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에 주인이 바뀌었다.

매매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고 가격대도 낮지만, 향후 가치상승은 긍정적이다. 금천구 디지털로 M공인 대표는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으로 서남부는 물론 동남부 지역간 이동시간이 줄면서 호재가 시흥, 광명까지 확장하는 추세”라며 “선암영업소에서 수서IC를 잇는 2단계 구간이 2018년 말 개통되면 일대 시세는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