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 나는 진정한 코미디 영화 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마초적인 강한 향기가 느껴지거나 뒤돌아서면 잊혀지는 작품이 아닌, 배우들의 힘으로 밀어붙인 깔끔하게 떨어지는 코미디 한 편이 나왔습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 중에 있는 임원희가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감독 장규성, 이하 나는 왕)로 관객들을 찾는다. 그는 오는 8월 8일 개봉하는 ‘나는 왕’에서 주지훈과 함께 600년 간 감춰졌던 세종의 웃기는 비밀을 공개한다.
‘나는 왕’은 충녕대군이 세자 책봉을 받고 세자 즉위식에 오르기까지 석달 간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제 때 끼니를 챙기지도 못할 정도였다.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본의 아니게 그의 식사 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는 배우 임원희에 대한 이미지는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진 채 그를 만난다면 적잖게 당황할 수 있다. 현실의 임원희는 차분하고 진지함을 가득 담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다찌마와 리’와 관련해서 인터뷰를 할 때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죠? 뭐든지 익숙하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지잖아요. 많은 분들이 화면 속 제 모습과 현실의 제 모습이 다른 것에 혼동을 겪으시곤 해요.”(웃음)
임원희가 선보이는 코미디의 매력은 바로 허를 찌르는 반전 개그다. 진중한 얼굴에서 나오는 한마디는 왠지 모르게 상황과 맞아 떨어지며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1인 2역의 주지훈과 더불어 김수로와 코믹 앙상블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주지훈이 1인 2역을 소화해내는 것이 포인트였죠. 완성된 작품을 보고 나니까 주지훈의 그 몫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수로 씨와 함께 황구(김수로 분)와 해구(임원희 분)로 등장하게 되는데, 저희가 선보이는 코믹 콤비도 기대해 주세요. 저는 주로 지훈이와 함께 대부분의 촬영을 했지만요.” 극 중 해구는 처음에 깔끔한 호위무사 복장을 하고 있다가 충녕(주지훈 분)이 가출을 하면서 그와 동행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집 나가면 고생이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히려 한 세트장 안에 있었다면 답답했을 것 같아요. 성격 자체가 로케를 좋아해요. 비록 거지꼴을 한 채로 꾀죄죄한 모습이지만 다시 한 번 ”황구랑 해구 중에 어떤 것 할래“라고 물어보면 해구를 선택할겁니다.”
임원희는 이번 작품에서 주지훈을 가장 가까이에서 오래 본 인물이다. 오랜만에 복귀한 주지훈에 대한 그의 소감은 어떨까.
“지훈이는 보기에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에요. 하지만 성숙해진 모습으로 나타나서인지 털털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강해진 것 같아요. 의견을 나눌수록 솔직한 매력도 있어요. 둘이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데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했죠. 주로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에게 빠지지 않는 질문은 김수로에 대한 이야기다. 두 사람 모두 주로 코믹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만큼 이들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수로 씨의 연기는 그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다른 작품보다 많이 누르고 농염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누르면서 선이 굵어졌다고 해야 하나? 전 아무리 해도 김수로 씨 같이는 못할 것 같아요. 저와 다른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오버를 하면 한 사람이 눌러주고 힘을 빼주는 호흡이죠. 사전에 의견 조율도 많이 했지만 워낙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그런 호흡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물론 제 스스로도 ‘잘 해야 할 텐데’라는 욕심은 있었죠.” 임원희 김수로는 ‘라이벌’이기 보다 ‘선의의 경쟁상대’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배우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나는 왕’을 보는 재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동시기에 개봉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와 경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는 왕’은 사람 사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재미를 이끌어가는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변희봉-백윤식-박영규 선생님을 한 작품에 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또 김수로-임원희 콤비와 주지훈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임원희가 ‘나는 왕’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가야할 자신의 배우 인생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자 한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물으면 요즘인 것 같아요. 그동안 흥행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지쳐있고 낙담한 상태였어요. ‘나는 왕’이 잘 돼서 기운을 낼 수 있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연기에 있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그동안 답답한 적도 많았지만 그만큼 더욱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해요.”
그는 ‘나는 왕’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꿈꾸고 있다. 코믹한 캐릭터만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그가 전하는 ‘나는 왕’에 대해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터닝 포인트 이후 그가 선보일 새로운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