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지만 ‘이름’에는 국적이 있다.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중국 이름 바람이 불고 있다. ‘차이나머니’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국내 엔터사들이 현지 시장을 겨냥한 중국식 이름으로 외형을 다지고 있는 까닭이다.
‘화이브라더스’는 지난 6월 드라마 ‘응답하라’(tvN) 시리즈의 이선혜 작가를 영입했다. 앞서 ‘치즈인더트랩’(tvN)에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지윤호도 화이브라더스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언뜻 한국 배우와 작가가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그룹인 그 화이브라더스와 직접 계약했다는 말로 들리지만, 일단은 아니다. 엔터사의 이름은 ‘중국식’이지만, 역사는 ‘국내산’이기 때문. 2005년 설립된 심엔터테인먼트의 사명이 지난 4월 화이브라더스로 변경된 것이 내막이다.
구(舊) 심엔터는 주원, 유해진, 김윤석, 이시영, 김정은 등 30여명의 스타들이 소속돼 있으며 국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전통 있는 매니지먼트사다. 최근에는 드라마 ‘운빨로맨스’(MBC)를 제작했고 ‘엽기적인 그녀’의 드라마판 제작에도 나섰다.
심엔터는 지난 4월 중국 화이브라더스의 자회사인 화이러헝유한공사의 지분매입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화이러헝유한공사의 지분은 29.61%. 590만 주, 12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화이브라더스 창업자이자 대표이사(CEO)인 왕중레이, 화이브라더스 미디어그룹 재무총괄(CFO) 딩치 등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더해 사명까지 최대주주를 따라 화이브라더스로 변경했다. 회사 측이 4월28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린 ‘사명변경안내’에 따르면 상호 변경 사유는 “신사업추진에 따른 기업 이미지 제고”다.
화이브라더스의 권미옥 마케팅이사는 “회사의 지분구조가 바뀌면서 사업적으로 제2막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라며 “중국 본사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기업이 최대주주로 들어오면서 소속 배우의 해외 진출이나 콘텐츠 관련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화이브라더스와 쌍벽을 이루는 위에화엔터테인먼트도 지난 2월 한국에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설립했다. 위에화엔터는 위에화코리아를 설립하기 전에도 씨스타, 케이윌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중합작 보이그룹 유니크, 걸그룹 우주소녀를 데뷔시킨 바 있다.
위에화코리아의 대표이사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이상규와 손담비, 애프터스쿨 등을 발굴하고 제작한 플레디스 대표 출신 정해창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정해창 대표는 설립 발표 당시 “앞으로의 목표는 중국과 한국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의 최고 엔터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오연서, 전인화, 유동근 등이 소속된 웰메이드예당이 ‘이매진아시아‘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매진아시아는 지난 5월 청호컴넷이 지분 8.94%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로 오른 데 이어 6월 사명까지 바꾸며 아시아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김지윤 이매진아시아 마케팅실장은 “해외 쪽과 일을 하려다보면 인터내셔널한 이름이 필요하다”라며 “웰메이드예당이라는 이름이 오래되고 그만큼 인지도도 높지만 대주주가 새로 바뀌면서 심기일전하는 의미와 함께, 구체적인 이미지를 확보해나가자는 의미로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매진아시아에 현재까지 직접적으로 들어온 중국 자본은 없지만, 최대주주인 청호컴넷은 지난해 미국 인터넷 게임업체 샨다를 인수한 중국 스지화퉁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매진아시아는 향후 국내 매니지먼트사업을 기반으로 드라마 기획 및 투자 등 문화콘텐츠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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