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기소권등 권력독점 검찰 견제장치 사실상 부재 정치권·각계 개혁방안 착수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인 진경준(49ㆍ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이 지난 17일 구속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수뇌부의 책임론이 불거진 데 이어 사회 각층에서 검찰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 그리고 학계까지도 “(검찰의) 내부 자정 시스템이 한계에 달한 게 아니냐”며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주장하는 모습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경준 사태’를 비롯해 홍만표 전 검사장의 법조비리 사건 연루까지 이같은 일련의 사태가 일어난 주된 원인으로 검찰에게 주어진 무소불위 권력이 지목된다.
대한민국 검찰은 영장청구권ㆍ수사권ㆍ기소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차관급 인사(검사장급)만 50명에 육박하는 등 전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보다 권한이 큰 곳을 찾기 힘들다. 여기에 상명하복 중심의 조직 문화에, 검찰 출신 주요 인사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막강한 권한이 유지되는 이유로 꼽힌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졌지만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실상 부재하다 보니 각종 특혜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비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그 파장도 다른 공무원에 비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검찰 개혁과 관련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정치권이다.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검사 출신 금태섭ㆍ백혜련ㆍ송기헌ㆍ조응천 의원은 ‘검찰 개혁 방향과 과제’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들 의원들은 “최근 검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제고하고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논의된 검찰개혁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향후 개혁과제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거물 정치인들이 검찰 개혁을 앞다퉈 화두로 던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검찰과 법무부는 (진 검사장) 의혹을 외면하고 어떤 의미에서 비호해 왔다”며 “검찰 개혁을 위한 가장 단호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하게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박영관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검찰 개혁은 정계와 멀어질수록 가능하다”며 “대통령의 국정취지는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 반영하고, 검사들의 인사는 법무부 장관 일임하에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맡겨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검찰 내부의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청와대, 법무부, 공직자윤리위원회 등 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검찰 개혁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하고, 총장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검찰의 조직문화를 개혁할 때 비로소 검찰의 진정한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를 위해 ▷검사 임용부터 공직 윤리 내지는 도덕성 비중 강화 ▷검찰 인사위원회 합리화 및 외부 공개 ▷청와대의 검찰 영향력 행사 자제 등을 제시했다.
양대근ㆍ김현일ㆍ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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