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경북 성주 군민들이 성주가 사드 배치지역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평택 대추리, 제주 강정마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평택 대추리는 현재의 평택 미군기지 조성 부지로 지정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또한 제주도 해군기지 조성 추진하면서 해당 부지인 강정마을 주민들과 장기간 갈등을 겪어 왔다.
군사시설은 한 번 들어오면 주변 지역이 군사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민들로선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는 의식을 가지게 된다.
또한 군사시설에서 배출되는 갖가지 오염물질, 전자파 등으로 인해 지역 이미지마저 훼손되기 쉬워 군사시설은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이 기피하는 시설이다.
현재 주한미군 기지가 평택과 대구를 중심으로 중부권과 남부권 등 2개의 허브로 재편되면서 기존 주한미군기지가 있던 지역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군사시설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다는 소식에 경북 성주 군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평택, 제주 등에서도 민간 차원에서 격한 반발이 있었지만, 장기간 정부가 입장 수정없이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지리한 싸움을 벌인 전례가 있다.
경북 성주에서는 지난 13일 사드 배치지역으로 발표된 이후부터 반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드 관련 주민 설명회는 성주 군민들의 강한 반발로 아수라장이 됐다.
인구 4만5000여명의 작은 도시의 반발이 이 정도였으니, 칠곡(12만명), 양산(31만명), 평택(46만명) 등 다른 후보지가 사드 배치지역으로 발표됐다면 더 큰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졌을 거라는 해석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가 사드 강행을 위해 후보지 중 가장 반발력이 적은 도시를 택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성주의 성난 주민들은 15일 열린 사드 설명회에서 총리와 국방부 장관 등이 기존의 정부 입장을 되풀이하자 분노가 폭발해 6시간 넘게 이들을 둘러싸며 대치했다.
사드배치에 항의해 등교를 거부하거나 조퇴 등을 한 학생도 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설명회에 참석한 약 3000여명의 주민들은 ‘사드 결사반대’라고 쓰인 머리띠를 맸고, 도의원 2명과 군의원 5명이 삭발하는 등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황교안 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경북 고령-성주-칠곡) 등이 청사로 들어서자 계란과 물병 세례가 이어졌다.
계란 세례를 맞은 황 총리는 “사드배치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정부는 주민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도 “사드 전파가 주민 건강에 전혀 유해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와 장관의 방문에 기대를 걸었던 지역 주민들은 이들이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하자 욕설과 고성을 쏟아냈다. 경호 인력들과 격렬한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황 총리 일행은 신변 보호를 위해 군청 청사 안으로 피신했다.
이들은 군청 청사와 연결된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와 미니버스에 올랐지만, 군민들은 이 버스를 에워싸고 보내주지 않았다. 트랙터 등 군민들의 농기계 차량 등도 길 앞을 막아섰다.
황 총리는 주민 설명 과정에서 “여러분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이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고, 이 발언이 정부의 사드 배치 재검토로 알려지자 총리실은 긴급히 “총리는 재검토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결국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 결국 약 6시간 동안 대치한 뒤 총리는 버스를 빠져나와 승용차로 옮겨타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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