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형 남성 아이돌 발굴” 24명 최종선발 ‘프로듀스101’처럼 대중이 서바이벌 평가 실력도 간절함도 안보이는 소년 참가자들 맹숭맹숭한 심사위원 평가에 미숙한 진행 첫방송부터 미지근 시청률 0.3% 참담
시작은 심히 창대했다. “3년간 250억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K팝 프로젝트”(안석준 CJ E&M 음악부문 대표)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프로듀스101’의 소년 버전으로 불렸다.
101명의 소녀들이 출연해 최종 11명에 선발되기 위해 벌이는 살벌한 경쟁. 고작 서바이벌 프로그램일 뿐인데도 사회의 잔혹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기획사 간의 계급도와 실력과 외모 등으로 가차없이 평가받는 일등 지상주의, 단 1년만 활동하는 시한부 걸그룹이라는 비판도 물론 나왔다. 더불어 화제성이 상당했다. 시청자에게 걸그룹 선발권을 던지니 ‘프로듀스101’을 통해 태어난 아이오아이는 기존 걸그룹을 뛰어넘는 인지도로 가요계에 안착했다.
‘프로듀스101’의 소년 버전이라는 케이블 채널 Mnet ‘소년24’에 기대를 더할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방송 4주가 지났다. 총 8회분으로 기획, 지난 9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0.3%, 현재까지도 1%에 미치치 못 하는 참담한 성적을 내고 있다.
‘소년24’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막대한 제작비와 함께 CJ E&M 음악사업부문이 전사적으로 뛰어들었다. ‘공연형 남성 아이돌’을 선발하기 위해 5500명의 지원자 가운데 49명을 선발해 방송을 통해 24명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프로듀스101’과 마찬가지로 미디어의 힘을 빌렸다. 서바이벌 방식으로 평가받고, 공연에 참석한 대중에게 패를 넘겨 멤버를 가린다. 개별 평가가 아닌 유닛 평가 방식으로 멤버를 선발한다.
기대를 모았던 첫 방송은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첫 방송 당시 7개 유닛의 리더를 뽑는 톱7 선발전이 진행됐다. 보컬, 댄스, 랩 등 각 분야의 심사위원이 멤버들을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맹숭맹숭했다. 간혹 독설이 나왔으나 긴장감은 전무하고, 실력도 간절함도 보이지 않는 소년들의 모습은 첫 평가전마저 미적지근하게 만들었다. “단 한 자도 틀리지 않고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이끈” MC 장근석(프로듀스101)을 대신하는 오연서 역시 역할이랄 것이 없었다. 간간히 소년들을 향해 엄마 미소를 지어보이며 다독일 뿐, 멤버 발탁을 위한 멘트조차 맥이 끊겼다.
밋밋한 첫 끗발의 여파가 이어졌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의 성장”을 내걸었으나, 프로의 무대에서 보기엔 아쉬움이 많은게 사실이다. 공연형 아이돌을 선발하겠다는데, 노래 춤 랩 등 어느 하나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참가자 개개인의 스타성도 떨어진다. ‘소년24’는 4회까지 방송된 현재에도 특출난 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댄싱9’ 출신 김홍인이 가장 많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멤버로 각인된 정도다. 개별 평가가 아닌 팀으로서의 평가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 개개인의 스타성을 발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그룹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전략 1단계는 외모나 실력 등이 출중한 한 멤버를 통해 팬층을 확보해 팀을 알리고 활발한 개별활동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팬덤 확장의 첫 단추는 ‘입구’ 역할을 해주는 멤버에 있으나, ‘소년24’는 팬을 움직일 개인 멤버들의 ‘드라마’를 아직까지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실 영리한 도전이었다. 음반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음원마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요계에서 ‘공연형 아이돌’은 업계의 난관을 정면돌파한 기획이다.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음반과 음원은 마케팅의 수단이고, 공연과 MD 사업을 통해 수익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화제성은 걸그룹이 단연 앞서지만, 강력한 팬덤을 갖춘 보이그룹의 경우 10대부터 30대까지 확장된 여성팬들을 등에 업고 공연과 MD로 연매출 최고 60억원까지 달성하기도 한다.
공연형 아이돌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롱런을 목표할 수 있는 ‘돈 되는 아이돌’인 셈이다. 거기에 미디어의 힘을 빌려 ‘사전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기대를 높였다. CJ E&M은 ‘소년24’가 가진 “방송, 공연, 매니지먼트 등이 복합된 프로그램의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힘이 약하다. 다듬어지지 않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완성형아이돌로 거듭나는 모습을 참고 보기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미숙한 실력의 소년들에게 빠질 만한 스토리도 빈약하다. 현장을 찾는 대중에게 투표권을 넘겼으나, 선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빈 수레가 요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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