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인가 아니면 세계 금융위기의 트리거인가.
영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부각되면서 이것이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지난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리먼사태처럼 비화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세계 실물경기 둔화 트리거 가능성=논란이 확대된 건 최근 영국 대형 부동산펀드가 잇달아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투자자들의 대규모 인출에 환매를 중단한 부동산 펀드는 핸더슨 글로벌 인베스터(39억 파운드ㆍ약 5조 9000억원)를 비롯 총 7개에 달한다. 전체 규모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 자산 250억 파운드(약 37조 5000억원) 중 72%인 180억 파운드(약 27조원)다.
이에 대규모 펀드런(투자자의 자금 인출)이 부동산 섹터를 넘어 다른 유형까지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 브렉시트 이전부터 영국 부동산은 고점을 넘어섰다는 평이 나왔다. 영국 주택가격은 지난 15년간 163%상승했고, 특히 런던 지역은 237% 뛰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주택가격의 ‘버블’논란이 나오며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대비 상반기 주거용 부동산은 15%,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7% 줄었다. 브렉시트로 향후 부동산 거래 추가감소 속도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영국 상업용 부동산의 45%가 외국인 투자자라는 것이다. 파운드화 가치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급격한 파운드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불러 올 수 있다.
박형중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부동산 경기 위축은 브렉시트가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경로”라며 “전세계 실물경기 동반 둔화를 야기할 트리거가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 영국주택 만성 부족상태…“일시적 조정”=반면, 부동산 시장 버블우려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상업용 부동산은 차치하더라도 엄격한 도시계획으로 인한 만성적 주택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힐버ㆍ쇼니가 지난 4월 발간한 ‘영국, 스위스, 미국의 주택정책 및 교훈’이라는 논문을 인용 “지역 계획 당국의 엄격한 규제정책으로 인해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도시 및 국가계획법’은 건축허가 및 건축물 높이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고 그린벨트 설정으로 택지 공급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주택수요가 집중되는 런던과 동남부 지방의 주택가는 규제로 인해 30%가량 상승했다고 추정된다.
즉, 주택시장이 만성적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에 수요부진에 따른 가격회복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잠재적 매수자가 많아 ‘연쇄 붕괴’ 보다는 ‘일시 후퇴’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춘욱 팀장은 “영국 모든 부동산시장이 건전하다고 볼순 없으나, 주택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며 “파운드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에겐 구매력이 올라간 측면도 존재하고, 만성적 공급부족인 시장에서 지지선 없이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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