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전동·노고산동 도둑 기승

CCTV 등 아파트에만 집중

주택가 경비허술 사각지대

재개발지역 풍선효과? 지난 8월 28일 오전 8시. 서울 마포구 창전동 A(60) 씨의 슈퍼에는 흉기를 든 강도가 침입했다. 칼을 꺼내든 이 남성은 가방을 계산대에 던지며 “현금을 담으라”고 위협했다. A 씨는 겁에 질려 현금통에 있는 3만여원을 내줬고 남성은 그대로 달아났다.

더 억울한 것은 A 씨의 가게가 ‘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A 씨의 가게는 지난 7월부터 모두 4차례나 도둑이 들었다.

A 씨의 부인 B(59) 씨에 따르면 첫 번째 도둑이 든 것은 지난 7월 중순께 일이다. 낮에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온 도둑은 창문 잠금장치를 미리 열어둔 뒤 밤에 창문으로 들어오다 보안 사이렌이 울리자 도망갔다. 두 번째, 세 번째 도둑은 가게 앞에 놓여 있는 쇠사슬을 끊고 물품을 훔쳐갔으며 이번엔 강도까지 당한 것이다.

A 씨는 “한 달 반 동안 4번이나 강도ㆍ절도를 당하면 이게 어디 사람이 살 곳이냐”며 치안력 부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추석을 맞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순찰력 강화를 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마포구 창전동ㆍ노고산동 일대에 잡범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창전동의 흉기강도 외에도 지난 5일 오후 2시께에는 창전동 인근 노고산동의 한 슈퍼에서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담배, 샴프 등의 물품을 모두 훔쳐 달아났다. 몇 달 전에는 여대생이 혼자 사는 집에 도둑이 창문을 통해 침입, 노트북 등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창전동 주변 아파트단지가 경비를 강화하면서 갈 곳이 없어진 잡범이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주택가로 몰리면서 벌어진 일종의 ‘풍선효과’ 탓이라는 게 주민의 설명이다.

이렇게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절도 사건이 계속되는 등 ‘우범지대화’하고 있지만 정작 경찰은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난당한 주민이 수사를 의뢰하며 CCTV를 통해 범인을 잡아달라 요구했지만, 경찰은 “해당 지역에 CCTV가 없다”며 수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헤럴드경제 취재진이 방범용 CCTV 관제센터에 확인해본 결과 창전동에는 5월 현재 5개, 노고산동에는 9개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경찰이 관할 지역의 CCTV 설치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수사를 못하고 있거나, 수사의지가 없어 거짓으로 둘러댄 것이다.

경찰은 해당 지역에서 절도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112 신고가 접수된 것은 단 한 건 뿐이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확인한 것만 5건이 넘는다고 말하자 그는 “사건이 발생해도 주인이 수사를 원하지 않을 경우엔 112 신고가 접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지방에서는 말리고 있는 고추를 털어가거나 빈집 창문을 넘어 도둑질을 하는 등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해당 지역에 대해 순찰 차량을 늘리는 등 범죄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