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메이저리그 생활 청산 때도 가장 가고 싶은 곳은 한국이었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고향팀 한화 이글스에서 은퇴를 맞고 싶다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8ㆍ오릭스). 비록 소박하지만 그 꿈의 실현 여부에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인다.

박찬호는 최근 스포츠월간 ‘스포츠온’과의 인터뷰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어 일본행을 택했지만 당장에라도 고향팀 한화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야구계 현실은 국민적 영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국내 프로야구계의 복잡한 제도와 이해관계 탓이다.

이같은 야구계의 현실이 씁쓸한 것은 단지 퇴장을 앞둔 스포츠 스타의 처지가 딱해서만은 아니다.

1994년 미국땅을 밟은 박찬호. 인종차별의 갖은 고초 속에도 2001년까지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그는 또 스포츠 영웅을 넘어 당시 한국의 자존심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청량제였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메이저리그가 김병현ㆍ최희섭ㆍ봉중근 등 한국선수들을 잇달아 받아들인 것도 박찬호의 후광 덕분이었다.

프로야구는 최근 몇년새 관중 기록을 계속 갱신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경제적 효과가 1조1837억원이라는 국민체육공단의 최근 발표도 박찬호 같은 선두주자들의 땀방울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들이다.

박찬호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기위해서는 대략 세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일본 오릭스가 박찬호를 내보내야한다. 이럴 경우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상 1999년 이전에 해외 진출한 박찬호는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금쪽같은 1년을 무적 선수로 지내야 한다. 또 한화가 ‘특별 지명권’을 행사해 8월25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찬호를 뽑아야 한다.

은퇴까지 불과 얼마남지 않은 박찬호에게는 국내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셈이다. 따라서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O가 특별 규정을 만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더 야구팬과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본다면 규정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리세대 국민적 영웅에게조차 약간의 아량을 베풀지 못한다면 박찬호의 역동적인 피날레는 결국 한국이 아닌 일본 구장,일본 관중앞에서 끝날 것이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