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4시께 서울 동대문구 다세대 주택에서 서울의 한 사립대 4학년생 A(23ㆍ여)씨가 자신의 방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A씨는 지난 설 지방의 집에 내려가 부모에게 “학사 경고가 나와 한 학기를 더 다녀야겠다. 힘들다”는 말을 했으며 A씨의 집에서는 제적 통지서가 발견됐다.

최근 대학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살하는 대학생 수도 증가하고 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대학(원)생 자살자 수는 268명이었다. 자살 사유는 3명 중 1명이 정신적ㆍ정신과적 문제(31%ㆍ84건)로 가장 많았다. 또 남녀 문제(56건), 가정 문제(33건), 경제생활 문제(16건)가 뒤를 이었다.

2008년에도 전체 대학생 자살자 332명 중 염세, 비관, 낙망 등의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 사건이 175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2007년에는 232건 중 65%인 153건이 이같은 이유였다.

이처럼 자살을 선택하는 대학생이 많아진 이유는 나날히 힘들어지는 취업으로 인해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한 학생들 간 경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제 도입으로 선후배, 동료 의식이 학과제 때보다 엷어진 상태에서 이같은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다. 또 학생들이 많다 보니 지도교수와의 친밀성도 과거에 비해 떨어진 상태다.

서울지역 사립대에 다니는 지모(21)씨는 “고등학교 때는 입시 공부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대학 때는 즐겁게 지내고 싶었지만 막상 와보니 여기서도 피가 튀는 경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석만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오직 돈만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됐다”며 “부모와 자신의 기대가 높아진 상태에서 경쟁과 취업난이 함께 심해져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