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10월 총 점포 수 순감”
순증→순감의 시대로…업계 분석 나와
경기침체 속 매출 늘어도 영업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4대 주요 편의점의 점포 수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물가와 온라인 쇼핑 전환 속에서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근거리 유통채널이 경기 침체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신종하 BGF리테일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2일 서울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CU 등 주요 4개 편의점의 10월 점포 총합이 순증이 아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면서 “1997년 외환위기와 코로나19를 제외한 정상적인 영업환경에서 순감이 이뤄진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월 상황도 유사하게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편의점 점포가 줄어드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암울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2강2약(CU·GS25 vs 세븐일레븐·이마트24) 구도의 편의점 업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세븐일레븐과·이마트24가 최근 추진한 저수익 점포 정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외형 성장의 한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산업부 통계에서 이런 위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 상위 사업자 3개(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 증감률은 지난해 10월 5.7%에서 올해 10월 1.6%로 둔화했다. 주요 편의점 4사 가운데 이마트24를 제외한 통계다.
편의점 양강인 CU와 GS25도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출이 올라도 영업이익률이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BGF리테일(CU 운영사)의 누적 매출은 6조4823억원으로 전년(6조1546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 줄었다. 올해 1~2분기의 영업이익률 역시 각각 1.8%. 3.5%로 1년 전(2.0%, 3.7%) 대비 모두 감소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인 GS25도 상황은 비슷하다. 3분기 기준 매출은 2조3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은 “편의점 매출 성장률이 기존점포 성장률과 점포 증가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규점의 효율 부진 및 비용 집행이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3~4위권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더 어렵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3분기 매출이 1조3898억원으로 8% 감소했다. 또 87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마트24 역시 50개 점포 폐정 등 변화 속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 감소한 56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억원이었다.
편의점 업계는 특화 신규 점포와 ‘차별화 상품’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갓성비’ 바나나(세븐일레븐), ‘990원 채소(CU)’ 등 가격과 접근성을 우선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고물가 속 가성비 PB(자체브랜드) 노브랜드 상품을 활용한 로열티 가맹모델을 4월 도입해 7개월 만에 판매 매장 수를 700점으로 확대한 상태다.
CU는 2022년 홍대에 라면 특화 편의점을 연후 올해 4월 인천국제공항 스낵 특화 편의점, 10월 홍대 엔터테인먼트 특화 편의점을 열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 패션과 뷰티까지 적용한 새로운 가맹 점포 모델인 ‘뉴웨이브 오리진’을 선보였다. GS25는 팝업 특화 편의점인 도어투성수를 비롯해 금융·스포츠·카페·주류 등 7가지 특화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