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조율 가능성…3국과 다른 파트너 형식

사우디, 한국형전투기 KF-21에도 관심 보여

GCAP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사업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도쿄 인근 치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DSEI 일본 2023’ 방산전시회 때 전시된 3국 공동개발 6세대 전투기 ‘GCAP’ 모형.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사업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언론은 30일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가 추진 중인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GCAP)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정상은 앞서 브라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별도로 가진 정상회의에서 GCAP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

3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르면 연내 GCAP와 관련해 합의하는 방향으로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영국 BAE시스템즈와 롤스로이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이 참여하는 6세대 전투기 GCAP은 현존 최첨단 5세대 전투기를 뛰어넘는 스텔스 기능과 무인화, 인공지능(AI), 그리고 슈퍼컴퓨터급 항전장비 탑재 등을 목표로 한다.

약 4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가 각각 4:4:2의 비율로 분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는 2035년 배치를 목표로 6세대 전투기 GCAP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초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GCAP 참여에 미온적이었으나 영국과 이탈리아의 긍정적인 분위기와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본, 영국, 이탈리아처럼 전투기 제조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고 기밀 정보 관리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단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 영국, 이탈리아와 협력해 정보 보존과 제조 능력 등을 향상한 뒤 구체적 역할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조달하는 기체 조립 등을 자국에서 맡는 안이 있다”고 전했다.

GCAP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사업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도쿄 인근 치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DSEI 일본 2023’ 방산전시회 때 전시된 3국 공동개발 6세대 전투기 ‘GCAP’ 모형.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여하더라도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와는 다른 ‘파트너’ 형태의 참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는 6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을 총괄 관리할 국제기구인 ‘GIGO’(Global Integrated Government Organization) 설립을 앞두고 있다.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GIGO의 틀은 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국제공동개발 중인 4.5세대 전투기인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참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GCAP에 눈을 돌린다면 4.5세대 전투기를 표방하는 KF-21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