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돈 내고 보는 건 넷플릭스면 된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 넷플릭스발 유료 방송의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결국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유료 방송 이용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크게 줄면서 시청률 0%대 프로그램도 속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등 주요 유료 방송들이 사상 첫 특별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고육책이다.
KT스카이라이프 오는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 직원은 1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유료 방송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희망 퇴직금은 특별지원금을 포함해 최대 4억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8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5%나 줄었다.
LG헬로비전도 실적 악화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LG헬로비전은 희망퇴직자에게 2년치 연봉을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
LG헬로비전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7% 줄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은 “이러다 진짜 망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4778 가입자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328 가입자가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이용이 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19세 이상 유료 방송 이용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료 방송 이용자의 37%가 유료 방송을 해지하고 OTT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TV를 보는 일이 줄어서’(31%)와 ‘TV에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3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OTT의 국내 방송시장 잠식 현상은 수년 이내 국내 채널 사업과 유료 방송 사업의 쇠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