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대출 사기 피해자 출연
이수근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한 사람이 제대로 된 삶을 살겠냐” 위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개그맨 이수근(49)이 믿었던 지인으로부터 대출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게 “남 사기 치는 사람이 돈 주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다. 서장훈, 이수근이 무당으로 분해 출연하는 이 방송은 일반인 출연자의 고민 사연으로 이뤄진다. 이수근은 불법도박으로 논란이 된 동료 개그맨 이진호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터라 이날 그의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다.
이날 출연자는 30년 지기 지인에게 대출 사기를 당한 DJ A 씨였다.
A 씨는 “30년 동안 클럽 DJ로 일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했던 감성주점 대표에게 대출 사기를 당했다”며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약도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연에 따르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직원들이 모두 떠나도 A 씨만은 홀로 남아 자기 일도 아닌 홀 청소까지 맡아 하며 버텼다. 당시 대표는 “자금이 부족하다. 키오스크 100대를 놓아야 하는데 도와달라”며 A씨에게 돈을 빌려갔다.
그러나 두 달 후 A 씨는 해고를 당했고, 대표가 대출금을 갚지 않아 2년째 혼자 대출금을 갚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차용증도 쓰지 않을 정도로 대표를 믿었다고 했다.
이에 이수근은 “친한 사이라고 해도 돈 문제는 확실히 해야 한다”며 “차용증을 받았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 씨가 “반 정도 갚은 것 같다. 1200만원 정도 남은 것 같다”고 하자, 이수근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A 씨는 “그 후로 돈을 모은 적이 없다.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하는데, 애들한테 나갈 돈도 못 나간다.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이에 이수근은 긴 한숨을 쉬었다.
이수근은 “어떻게 든 일 늘려서 버텨야 한다. ‘언젠가 받겠지’란 작은 희망을 품고 기다리다가 받은 사람은 없다. 남 사기 친 사람이 돈 준다? 진짜 없는 것 같다”며 함께 분노했다. 이어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한 사람이 제대로 된 삶을 살겠냐”며 사연자를 위로했다.
이수근의 조언은 동료 개그맨 이진호의 불법 도박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이진호는 지난 10월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며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내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진호는 이수근을 비롯해 방탄소년단 지민, 가수 하성운, 가수 영탁 등에게 돈을 빌린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그는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세금, 부모님 문제 같은 핑게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진호는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