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시장 中에 추월당해
LCD 中저가공세 생산중단·축소
TV 등 대형시장은 채용률 낮아
OLED 전체시장의 28% 차지
업계, 기술력 혁신 등 투자 박차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등 기대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중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계에도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 확대와 수익성 확보,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디스플레이 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국내 업체들이 개척해 시장을 주도했던 LCD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해 지난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LG디스플레이도 LCD TV패널 캐파(생산량)를 월 6만대 수준으로 축소했고 내년 상반기는 이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 공장도 LCD TV패널 일부를 IT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OLED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모바일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TV 등 대형 시장에서는 OLED의 채용률이 낮다는 점이 과제가 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OLED 시장 규모는 432억달러(약 60조원)로 매출액 기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28%를 차지한다. 다만 출하 면적 기준으로는 6%에 불과하다.
중국 업체들의 OLED 생산능력 증가세, 낮은 채용률 등은 국내 업체가 OLED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41.5%, 한국은 33.2%로 역전당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전날 ‘디스플레이의 날’행사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어느 때보다 큰 도전에 직면해있고 주요 해외 경쟁 업체들이 각국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업 환경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소비심리 저하 및 물류·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증가 등으로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이에따라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실적하락도 우려된다.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으로 전환하는 OLED 사업의 안정화와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형 OLED 시장의 확대도 중요하다. 특히 대형 OLED 패널 생태계 구축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만 최근 TV시장의 침체, 기술 난이도와 생산원가가 높아 캐파 확대 속도가 더딘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해법으로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기술격차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는 정부 지정을 기다리는 한편 기술력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퀀텀닷)-OLED 제품을 출시했고 LG디스플레이는 ‘OLED.Ex’, 투명 OLED 등을 내놓았다.
정호영 회장은 행사에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이 중요하다”며 “OLED 핵심기술과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후발국가와 격차를 벌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