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일본 최대 자동차 제조 기업 도요타가 ‘아베노믹스’에 병도 주고 약도 주게 됐다. 올해 초 부진한 임금인상률로 소비 심리 확대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파격적인 재택근무제 도입으로 경제활동인구 축소를 막고 내수 진작에 기여하게 됐다.

도요타는 지난 3월 노동조합이 요구한 월 기본급 인상 폭 3000엔의 절반인 1500엔 인상안을 통보했다. 인상액 기준 2014년 2700엔, 지난해 4000엔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3년 사이 최저 인상 폭이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경제 둔화를 염두에 둔 듯 “경영 환경 조류가 변했다”고 인상 폭 축소 이유를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공지능(AI)와 여타 기술 개발에 들어간 비용도 부담이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비 확대를 위해 임금 인상 필요성을 역설한 만큼 이는 아베노믹스에 암운을 드리운 행보로 평가됐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해서는 임금 인상을 ‘네 번째 화살’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을 만큼 월급 인상은 주요 과제였다. IMF는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에는 세금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불이익을 줘서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고 구체적 조언까지 내놨다.

이처럼 독자 행보를 가는가 싶던 도요타는 재택근무 도입으로 아베노믹스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육아를 위해 사표를 쓰는 여성이나 노부모를 돌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인력을 지켜 내수 위축을 가능성을 줄였기 때문이다. 당장 영향을 받는 인력은 2만5000명 수준이지만 향후 확대 가능성과, 타 회사로의 확산 가능성을 고려하면 혁명적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초 일본 내각부 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대 후반에 가장 높고, 30대에 하락했다가, 40대에 다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육아 문제 때문에 3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노부모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인력도 연간 10만 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