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뇌출혈로 치료를 받아오던 중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가 장기기증을 통해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2002년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받아온 정동영(49)씨는 지난 4일 소변을 본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 병원으로 이송된후 뇌사상태에 빠졌다. 정씨의 가족들은 평소 모든 것을 나눠주고 가고 싶다던 고인의 의지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뇌사판정절차를 거쳐 지난 7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 각막(좌,우) 기증을 통해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마지막 나눔의 길‘을 걸어 하늘의 별이 되었다. 발인은 10일 남해 전문 장례식장에서 진행한다.

정동영씨는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1985년 특전사에 입대해 군 생활을 한후 1989년 전역했다. 그는 고향 남해에서 2002년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됐지만 쓰러지기 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려웠다. 산재로 인정받아 재활치료를 받으며 지냈다.

발병 이후 편마비 증상이 나타났지만 특전사 특유의 의지력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도 주변사람들을 챙기는 밝은 모습을 보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 특전사 모임, 동참 모임 등에 늘 참석하고, 혼자서 여행도 즐기며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 4일 소변을 본 후 갑자기 이상행동을 보이며 말을 잘 못해 가족들은 119에 연락했다.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았지만 뇌사상태가 되어 끝내 가족과 이별하게 됐다.

정동영씨의 배우자는 직접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면서 남편과 슬하의 딸, 아들을 보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첫째 딸은 아픈 아버지를 보살피기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했으나 뜻을 이루기도 전에 아버지를 떠나보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가족들은 14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늘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었던 정씨가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남의 생명을 살리는 훌륭한 일을 하고 떠날 수 있도록 가족들은 한국장기기증원에 뇌사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가족들은 “아름다운 선행을 하고 떠난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로 기억할 수 있기에 장기기증은 큰 선물”이라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얻게 되는 분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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