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군과 미군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모두 취득한 여군 장교가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30사단 예하 기계화보병대대 소대장 정지은 중위(26, 학군 53기).

우리 육군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한 이후 한미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에 모두 합격한 사람은 정 중위가 최초이다. 미군에서도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얻은 여군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

우리 육군은 하사 이상 군 간부들의 정예화를 위해 미 육군의 EIB제도를 벤치마킹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EIB제도는 Expert Infantryman Badge(우수보병휘장)의 약자. 미군이 보병 주특기 장병 중 개인전투기술을 완벽히 습득한 자를 선발해 수여하는 휘장이다.

우리 군은 지난해 시범 적용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격 부여를 위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평가과목은 체력검정, 사격, 편제화기 및 장비 운용, 개인 전투기술, 전투지휘, 급속 행군 등이다.

정 중위는 지난해 11월 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시행된 육군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미 2사단/연합사단(이하 연합사단)이 주최한‘우수 보병(EIB) 경연대회‘에서도 최종 합격했다.

정 중위가 참가한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에서는 총 85명의 지원자 중 정 중위를 포함한 4명만이 최정예 전투원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 중 여군은 정 중위가 유일했다.

국내 자격시험에서 합격한 정 중위는 장차 보병 지휘관으로서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올해 미군이 주관하는 우수 보병 경연대회에 또 다시 도전했다. 주한 미군은 연1회 우수 보병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주관부대인 미 보병학교를 대신해 한국에서는 연합사단이 대회를 주최한다. 이 대회는 주한 미군 뿐만 아니라,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한국군 부대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대회 명칭처럼 보병에게만 참가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 경연대회는 지난 5월 8일부터 26일까지 연합사단 캠프 케이시(Camp Casey)에서 열렸다.

한미 보병 전투원 63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군은 50명 중 21명이 합격했다. 이 명단에 정 중위도 여군으로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미군에서도 우수보병 휘장을 취득한 여군은 아직 없다. 미군은 올해 1월 1일부터 여군에게 보병병과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정지은 중위는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매일 정확한 자세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 굽혀펴기를 200개씩 했고, 20㎞ 급속행군에 대비해 하루에 7㎞ 이상 산악지형에서 달리며 연습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처럼 정 중위의 합격 뒤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합격 이후 정 중위는 “미군 경연대회에 합격하는데 우리 육군의 자격시험 참가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한국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힘들 때마다 사단의 구호인 ‘I can do!’를 되뇌며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 중위의 합격 소식을 들은 연합사단장 티오도어 마틴(Theodore D. Martin) 소장은 “정지은 중위는 한미 장병을 통틀어 남녀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EIB를 취득한 유일한 여군”이라며 “이 사실을 미 보병학교에 통보해 미국 본토에도 홍보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육군 관계자는 “육군은 전투력 발휘의 근간인 간부의 정예화를 위해 양성과정부터 야전부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간부교육과 자격평가를 시행해 왔다”며 “특히 정 중위를 배출한 30사단은 무박 3일간 극한 상황에서 전투기술과 체력, 팀워크 등을 측정하는 ‘Best Warrior 경연대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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