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가진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데 대해 불가 결론을 내려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을 준비 중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음은 물론 계열사를 동원한 자금 조달도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최근 마쳤다”라며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는 불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의 범위를 박 회장 개인에 한정할 지 혹은 박 회장이 보유한 SPC(특수목적법인)까지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시장에서 상당한 관심이 있어 왔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에는 ‘채권단의 사전 동의가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날 채권단이 제3자 양도를 공식 확인하면서 박삼구 회장은 자금조달을 위해 제3의 기업을 세운 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자금 조달 진행 과정에 따라 매각의 흥행 또한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에 따라 금호타이어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 최고가격이 정해지면 이를 먼저 박 회장 부자에게 제시하고 인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후 박 회장 부자가 채권단이 제시한 최고 가격을 받아들이면 경쟁입찰 결과와 상관없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3500억원을 빌린 박 회장으로선 순수 개인 자금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해야 해 적잖은 부담을 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 ‘제3자 지정 권한’을 활용해 금호기업이라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인수자금 일부를 차입하는 구조를 만든 바 있다.

한편,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달 중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해 지분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현재 매각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매각 타당성 조사를 위한 금호타이어 국내외 법인에 대한 실사는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CS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곧 해외 곳곳의 유수의 투자자 및 기업들을 상대로 매각 의향을 타진하는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매각 흥행을 위한 투자자들의 매수 의향이 충분하다 판단될 때 채권단은 곧바로 공고를 내고 매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지분 대상은 우리은행 14.15%, 산업은행 13.51%, 국민은행 4.16%, 수출입은행 3.12% 등 총 42.1%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중국과 미국, 베트남 등에 다수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탄탄한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매각 흥행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 지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자본확충 이슈에 따라 매각 가격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 회수 이익의 극대화는 매각의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최근 산업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논의가 본격화되는 만큼 매각 가격의 극대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벨레상스호텔 보유 채권 등 부실채권의 회수에 전력하고 있는 우리은행 또한 이같은 매각 기조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분상으로는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 지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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