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컵라면, 두 단어에 울었다. -62세 남자-”,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세월호 유가족-”, “靑春(청춘)들아! 분노하라… 또 분노하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강남방면 9-4 승강장에 붙은 포스트잇에 적힌 글귀다. 포스트잇들은 자리가 부족해 9-3, 9-2 승강장 쪽으로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홀로 고치다 전동차에 치여 허망하게 숨진 김모(19) 군을 추모하는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숨진 김 군의 사정에 공감하고 슬퍼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하청과 재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분노로 번져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달구고 있다.

지난 2일 현장을 찾은 아르바이트생 이모(27) 씨는 “내가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을 고치다 그런 끔찍한 사고를 당했던 것이 마음 아프다”며 “이에 더해 김 군이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밥도 못먹고 숨졌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플랫폼에 포스트잇 꽃이 피었다. 19살 청춘 김모 군이 목숨을 잃은 그 곳에서 시민들은 희미하게 아스러져간
청춘에게 편지를 보냈다. 9-4 플랫폼은 물론, 구의역 역무실까지 덮은 시민들의 편지는 1000건이 훌쩍 넘었다. 헤럴드경제는 시민의 마음이
담긴 포스트잇을 모두 촬영한 후, 문자화했습니다. 그 중 반복되는 문구를 제외한 528건의 편지를 지금은 하늘에서 편히 쉬고 있을 김 군에
게 전하려 한다. 1000여건이 넘는 시민들의 메세지 중 528건을 고른 것은, 김 군의 사고가 있었던 5월 28일을 잊지 말자는 의미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플랫폼에 포스트잇 꽃이 피었다. 19살 청춘 김모 군이 목숨을 잃은 그 곳에서 시민들은 희미하게 아스러져간 청춘에게 편지를 보냈다. 9-4 플랫폼은 물론, 구의역 역무실까지 덮은 시민들의 편지는 1000건이 훌쩍 넘었다. 헤럴드경제는 시민의 마음이 담긴 포스트잇을 모두 촬영한 후, 문자화했습니다. 그 중 반복되는 문구를 제외한 528건의 편지를 지금은 하늘에서 편히 쉬고 있을 김 군에 게 전하려 한다. 1000여건이 넘는 시민들의 메세지 중 528건을 고른 것은, 김 군의 사고가 있었던 5월 28일을 잊지 말자는 의미다.

불붙은 추모 열기는 온ㆍ오프라인을 타고 번졌다. 무명의 시민은 현장을 찾아 “이 미친 사회가 또 한 청춘을 죽인다. 바로 이자리에서”라고 적었고, 같은 나이의 동생을 뒀다는 한 시민은 “당신의 꿈에 다가가는 하루하루에 힘을 주진 못할망정 그 하루마저 빼앗아간 세상이 너무 밉습니다”라고 적었다.

페이스북 ‘구의역 스크린도어 9-4 승강장’ 페이지도 개설됐다. 3일 오전 기준 5800명이 관련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구의역에 붙은 포스트잇 글귀들, 시민들의 현장 추모, 집회, 유가족의 언론 인터뷰 전문 및 영상이 다시 온라인으로 전파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온ㆍ오프라인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저항이라고 해석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취업도 안되고 미래도 불확실한 20~30대들이 동병상련적 아픔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며 “구의역에서 일종의 추모의 ‘플래시몹(온라인으로 예고 후 오프라인 현장에 모이는 것)’ 현상이 있는 것은 스마트 사회가 만들어낸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은 소극적 표현인데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진 것이다”고 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구의역 9-4 플랫폼에 꼭꼭 눌러 적어주신 시민 무거운 말씀들 잊지 않고 서울시장실에 옮겨서 오래 새기겠다”고 했다.

김진원ㆍ이원율 기자/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