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수사 1년…위조 총책 검거 성공하며 수사 급물살 -경찰. 유통경로ㆍ소장처 등 다수 파악…수사 확대여부 관심 -이 화백 작품값ㆍ위작 사고 판 갤러리들 타격 입을지 주목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압수 수사중이었던 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이 모두 가짜로 밝혀짐에 따라 향후 경찰의 위작 수사가 어떤 식으로 확대될지 미술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감정 결과 위작으로 판명된 이 화백의 작품은 1970년대 말 ‘선으로부터(From line)’와 ‘점으로부터(From point)’다. 그동안 미술시장에서 수십억대에 거래돼 왔던 작품들이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향후 위작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위작을 사고 판 갤러리들을 계속 수사 중에 있으며 위조범들이 국내에 유통시킨 그림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수사 급물살…위작 사고 판 갤러리까지 확대될까=경찰 인지 수사는 2014년께 시작됐다. 2012~2013년 인사동 일부 화랑에서 이 화백의 위작들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받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위작 유통에 가담한 화랑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펼치고, 화랑 간 자금 흐름까지 파악했다. 지난 1월 중순에는 경찰이 공식 의뢰한 민간 감정기관 3곳이 “모두 위작”이라는 감정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 경과 및 결과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건 지난 5월, 위작에 가담한 유력 용의자 현 모씨(66)가 구속되면서다. 현 씨는 수사를 피해 지난해 7월 일본으로 도주했다가 지난 4월 일본 경찰에 검거돼 한달 후 국내로 송환됐다.
미술계에서는 위조ㆍ유통에 관여한 국내 갤러리들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압수된 13점 이 외에도 위작으로 의심되는 이 화백 작품의 소장처를 다수 확보하고, 유통 경로까지 대부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위작을 갖고 있던 인사동 K화랑에 최종 유통 창구로 보이는 국내 대형 갤러리로부터 50억원이 흘러 들어간 정황도 이미 포착된 상태다.
▶이우환 그림 값 영향 미칠까=‘단색화’ 작가로 불리는 이 화백은 현재 국내 생존 작가 중 작품값이 가장 높은 작가 중 한 명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지난해 말 단색화 계열 주요 작가들의 경매 낙찰 총액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낙찰 총액이 약 78억원(2014년 약 86억원)으로 김환기, 정상화, 박서보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특히 1970년대 점ㆍ선 시리즈는 이 화백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려 왔다. 2014년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1976년작 ‘선으로부터’가 216만5000달러(약 23억7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시장이 위작설이 돌기 시작한 2014년 말부터 이 화백 작품 거래가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특히 위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1970년대 말 점ㆍ선 시리즈 거래는 아예 실종됐다.
경찰 수사가 확대될수록 이 화백 작품 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화백 작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돼 왔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 감정에 참여했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은 “최근 해외 대형 경매회사도 이 화백 작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연구소에 물어 왔고 99% 가짜일 확률이 높다고 하자 경매 출품이 취소된 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