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ㆍ강서ㆍ성북 등 다세대ㆍ연립 거래 꾸준히 증가

-아파트 거래량 전년비 17% 감소 속 빌라는 25% 늘어

-전년比 매매가격 소폭 상승...부담 늘어도 수요자 “OK”

-은평구 전용 48㎡ 2억5000만원선…50㎡ 이상은 3억원

-“비싸진 만큼 상향 평준화” 대체상품서 거주상품으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찾는 사람들이 많아 신축빌라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올랐습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문의와 거래는 활발합니다. 수요자도 꾸준해 새로 들어서는 빌라는 값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은평구 녹번역 인근에 최근 분양을 시작한 한 신축빌라는 총 8가구 중 6가구가 한 달도 안돼 계약을 마쳤다. 공인관계자는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주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은평구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김 모(44ㆍ여)씨는 “지난해 여름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닐 때보다 1억원은 오른 것 같다”며 “누가 저렇게 비싸게 들어올까 했는데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지난해 사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뜨뜻미지근한 분양시장의 틈새에서 ‘빌라’로 대변되는 다세대ㆍ연립이 조용히 약진하고 있다. 전세난에 떠밀려 외곽으로 눈을 돌리던 수요자들이 도심에서 가까운 빌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역 공인 관계자들은 최근 빌라를 대하는 수요자들이 아파트의 ‘대체상품’이 아닌 ‘거주상품’으로 받아들인다고 이야기했다. 엘리베이터는 물론 고급자재 등을 사용해 아파트 못지않은 평형과 완성도를 갖춰 상향 평준화를 이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거래는 꾸준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4월까지 2만60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1380건)보다 17% 줄었지만, 다세대ㆍ연립은 1만6563건으로 25% 증가했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된 3월부터 5월 현재까지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법원경매 시장에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과 재건축 이주수요로 인해 주거시장 낙찰가율도 고점을 유지 중이다. 4월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87.6%를 기록했다.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3%포인트 상승한 88.3%였다. 2009년 9월 이후 6년 7개월만에 최고치다.

거래가 늘면서 오른 몸값은 부담이다. 재개발로 인한 아파트 분양가가 일대 집값에 영향을 미쳤고,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건설업자들이 시세를 높게 올려잡고 있어서다. 빌라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 경쟁력에 대한 매력이 반감했지만, 실수요자와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지난해 말 은평구에 전용 48㎡ 신축빌라를 계약한 박 모(42)씨는 “빌라가 환금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지만, 실거주라면 문제가 없지 않느냐”며 “오랜 전세기간과 내 집 마련 기회에 목말라서인지 대출을 조금 더 받아서라도 들어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은평구 B공인 관계자는 “최근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만 놓고 보면 착한 분양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시세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신축빌라 매매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투자보다 실수요자 시장으로 변하면서 번듯한 빌라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도구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내 곳곳에서 지어진 신축빌라의 매매가격은 강보합이다. 녹번동 일대 전용 48㎡ 3룸 빌라는 지난해보다 3000만원~5000만원 오른 2억원~2억5000만원 선이다. 전용 50㎡ 이상은 3억원을 웃돈다. 빌라 밀집지역인 강서구도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화곡동 41㎡ 시세는 약 2000만원~4000만원 오른 2억4000만원~2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성북구 장위동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면적이 넓고 프리미엄 옵션이 많을수록 가격차는 커졌다.

성북구의 D공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교통편을 포함한 입지와 층별 매매가격 차이가 크지만, 최근엔 강화마루와 시스템에어컨, 엘리베이터 등 부가시설에 따라 몸값이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난개발과 짧은 준공으로 인한 부작용은 눈앞의 문제다. 수익성에 무게중심을 맞춘 빌라의 특성상 입주 이후 일조권 침해와 하자보수 등 고민거리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아파트와 달리 구획 정리가 미비한 경우가 많고,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 해결은 온전히 입주자의 몫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빌라를 짓는 업체들이 영세한 경우가 많아 계약 전에 건물주부터 시공사의 거래실적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좁은 입지에 지어지는 빌라들이 많아 환금성을 고려한다면 주변 여건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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