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약식명령을 받은 뒤 일주일 내 정식재판을 청구토록 한 법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53조 1항을 재판관 5(합헌)대 4(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형사소송법 제453조 1항에 따르면 검사 또는 피고인은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내에 정식 재판 청구를 할 수 있다. 7일 내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약식절차에 따른 재판의 형이 확정 판결이 된다. 문모 씨는 지난 2010년 9월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3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약식명령 등본을 전달받지 못해 기소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문 씨는 법원에 “정식재판청구권을 돌려달라”며 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률상 청구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 씨는 이어 해당 법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약식명령은 경미한 사건만 대상으로 하는데다가 내용도 공소사실과 형량만을 담고 있어 불복 대상과 범위가 단순하다“며 ”7일이 불복 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할 만큼 단기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이나 처분이 예정된 피의자는 자신의 소재를 분명히 하고 서류를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조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이수,이진성,강일원,서기석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냈다.

이들은 “충분한 공방과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뒤 선고되는 판결의 항소기간도 7일인 점에 비춰보면 어떤 내용의 약식명령이 고지될지 미리 알 수 없는 피고인에게 7일 안에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재판관은 “지나치게 짧게 규정된 정식재판 청구기간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청구기간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씨는 약식명령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이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약식명령 절차는 사법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피고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경미한 사건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정식재판 청구로 1심이 개시될 수 있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합리적 이유없는 차별 취급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