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들 환영일색… 흡연자들은 “그런게 있었나요? 10m 거리도 애매하고…” 볼멘소리
“과태료 10만원 가지고 되겠어요? 더 세게 매겨야지.”
“10m는 그런데 어디서 나온 거래요? 애매하지 않아요?”
서울 시내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후 첫 출근날인 2일 직장인들의 반응은 갈렸다. 비흡연자들은 아주 잘됐다며 환영하는 반면, 흡연자들은 구역 설정에 의미가 있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서울역 9번 출구 바로 앞에서 20년간 가판대를 운영하는 박정애(73ㆍ여) 씨는 “여름이 오면 더우니까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이랑 문을 활짝 열었어야 했는데 그때마다 담배연기 때문에 불편하고 힘들었다”며 “올여름 걱정 하나 줄어든 느낌이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이은지(18) 양은 “개인적으로 담배연기에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 지하철 등을 지날 때마다 그런 연기, 냄새가 피어나면 불편을 느끼곤 했다”며 “근처 공기도 더 좋아질 것 같아서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환경미화원 양혜엽(45) 씨는 역 출구를 가리키며 “지금은 이 근처 청소를 하는데만 1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들고온 약 60cm 크기의 투명 비닐봉지를 가리키며 “이게 다 담배꽁초다. 이런 사람들은 솔직히 벌금 10만원 한두번은 물어봐야 조금 더 나아질 것 같다”고 했다.
같은 시간 용산역 2번 출구 근처 광장.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끝나자마자 금역구역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양복차림의 직장인들은 마지막 계단을 5~6개 앞두고 호주머니를 뒤적거렸다. 하나 둘 담배를 꺼내 물었다.
직장인 유상원(29) 씨는 “어차피 스티커 붙여놔도 여기서 피울 수 밖에 없다. 솔직히 ‘걸리지 말고 한대 빨리 피우고 가자’라는 생각이 들지, ‘아 여기가 금연구역이구나, 10m 훨씬 밖으로 가서 피워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출구에서 10m를 막 지난 건물 뒤편 주차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직장인 양모(45) 씨는 해당 정책을 아느냐는 말에 “여기는 10m 밖이죠? 다행이네요”라고 했다. 그는 이어 “10m란 개념은 어디서 나온 건가요. 자기들 마음대로 거리를 재고 이걸 흡연자들에게 그냥 밀어붙이려고만 하니 반발심부터 생기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같이 담배를 피우던 배모(41) 씨는 “비흡연자 입장에 서면 이해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금지구역만 만들지 말고 흡연구역 만드는 데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요즘은 피울 만한 장소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면 쫓기는 기분부터 든다”고 했다.
비흡연자 중에서도 일부는 이번 정책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직장인 전모(30ㆍ여) 씨는 “10m 금연구역 스티커 하나 붙여 놓는다고 연기가 스티커를 안넘는 것도 아니고 구역 설정하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차라리 흡연실처럼 닫혀 있는 공간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같은 시간 사당역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던 조모(30) 씨는 “흡연자 설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언젠가 거리 전체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김진원ㆍ구민정ㆍ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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