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일차가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왓 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는 게임 개발 조직에서 창의성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먼저, 이은석 디렉터는 '돌죽 이야기' 동화를 예시로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빈 솥에 돌을 넣고 돌죽을 끓이자 구경꾼들이 재료를 추가해주듯 일단 뭔가를 만들어 시작하고 그 결과를 보여주면 사람들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는 비전이란 현재 백지 상태라도 미래의 멋진 그림을 상상하게 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눈에 보이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 창의성에 대해 발표했다.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멱함수분포로, 물리적 연결이 적은 세계에서는 극소수가 대부분의 이익을 차지한다. 유저 평가는 정규분포로 이뤄지지만, 판매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돌파구로 이 디렉터는 혁신, 창의성, 독창성을 들었다.
이 디렉터는 자신의 실패담을 통해 집단 창의성을 갖추기 위한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화이트데이 제작 당시 조직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권위로 컨트롤하고자 했던 경험에서 '보스가 주는 답은 창의력의 한계가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에 자발성을 높이는 조직을 만들고자 비전과 인재의 선순환 구조 구축, 자발성 강화를 위한 동기 부여 등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왓 스튜디오의 실제 사례를 들며 혁신 조직을 실현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왓 스튜디오에서는 좀 더 명확하고 눈에 보이는 비전을 제시하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권장했다. 실무자들끼리 직접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위계선을 단순화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혼돈을 허용하는 업무문화'도 왓 스튜디오의 특징이었다. 가로로는 넓은 안목, 세로로는 깊은 전문성을 지닌 'T자형 인재'를 통해 창의성이 희석되지 않도록 했다. 관용성을 극대화해 화이트리스트보다 블랙리스트를 추구했으며, '허락보다 용서를 구하라'를 강조했다.
여기에 잉여로움의 문화가 더해졌다. 보통 '잉여'라는 말 속에는 '쓸모없다', '비생산적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만, 잉여는 창의성의 어머니라는 것이 이 디렉터의 설명이다. 개발자가 즐거워야 유저들도 즐거운 게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사내 그룹 메신저에 상주하는 '토크봇'은 '잉여로움'의 산물이다. 한 개발자의 아이디어로 빌드 알리미 기능에서부터 시작해 커피주문, 부재알림, 애드립, 특정인 흉내 말장난 등이 추가됐다. 이는 '야생의 땅 듀랑고' FGT때 공룡 앵무새로 구현됐다. 사내 메신저 '왓톡'의 움짤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신입사원이 과제로 만들었으며, 팀에서 움짤문화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됐다. 이는 '움짤 표지판'의 시발점이 됐다.
이 디렉터는 "게임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살아남기 위해 집단의 혁신, 창의성, 독창성이 중요했다"며 "비전, 자발성, 개방성, 의사소통, 관용성이 중요한 자산이 됐고, 여기에 '잉여력'을 더해 좋은 결과물들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판교=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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