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ㆍ장필수ㆍ유은수 기자]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문 전 대표에게 수도권 압승과 부산경남(PK)의 선전의 공(功)과, 호남 참패의 과(過)가 모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 직전 문 전 대표가 호남을 찾아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하겠다”고 밝힌 터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헤럴드경제가 18일 20대 국회 당선자(66명ㆍ초선제외)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이 난감한 상황은 여실히 드러난다. 37명의 응답자 중 호남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ㆍ대선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답한 당선인은 1명에 불과하고, 43.2%에 이르는 16명의 당선인이 “대선불출마 선언을 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답변을 유보한 당선인들도 11명이나 된다.

우선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호남 패배의 책임을 문 전 대표에게 물어선 안된다고 답하고 있다. 영남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 당선인은 “호남 패배 책임론은 전국적인 승리로 명분을 잃었다”며 “문 전 대표에 대해책임을 왈가불가 하면, 다시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에서 3선에 성공한 한 당선인은 “(호남표심이 ) 문 전 대표를 대선 출마하지 마라, 이런건 아니지 않나”며 “영남에서 9석이 됐으니 그런 부분도 국민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3선 당선인은 “호남에서 진 건 사실인데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호남이 철회했다고 보긴 성급하다”며 “또 문 전 대표 때문에 졌다 이겼다, 김종인 때문에 졌다 이겼다, 특정인 책임론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책임에 대해선 더이상 언급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답한 16명과 달리, “문 대표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판단을 유보한 사람도 11명이나 됐다. 단정적으로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고 답을 못한 사람들이다. 문 전 대표의 공을 인정하면서도 호남 패배 책임도 있다는 시각이다.

경기도에서 재선에 성공한 또 다른 당선인은 “문 전 대표가 호남 민심에 대해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며 “본인 생각을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호남권의 한 당선인은 “호남에서 총선 결과 책임을 100% 문전 대표가 져야 하냐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대선 주자로서 힘을 받느냐 못 받느냐 더 중요하다. 본인이 결정 해야될 문제”라고 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호남패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는 당선인도 있었다. 서울에서 재선에서 성공한 한 당선인은 문재인 대표가 호남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해야 하냐는 질문에 “어떤 방식이든지 본인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