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ㆍ월세 부담에 한국의 주거비가 일본을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살인적인 주거비를 자랑하는 국가다. 특히 우리나라는 집을 빌려 사는 이른바 ‘세입자’들의 비중이절반에 육박하는 국가여서 과도한 주거비 부담이 내수 부진 등 경기 활성화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ㆍ월세 가격의 급등의 환경 속에 세입자들을 보호할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의 ‘임대주택 주거비 부담, 어떻게 줄여야 하나?’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세를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수입의 4분의 1 정도인 24.2%를 주거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본의 소득대비 임대료 부담률 보다도 10%p가까이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지난 2014년 기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의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률(RIR)을 평균 24.2%로 추산했다. 즉 수입의 24.2%는 주거비로 나간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의 주택산업신문사가 지난 2014년 발표한 일본의 RIR 14.6%에 비해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런 현상은 최근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전세의 월세 전환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의 이율인 월세전환률(보증금을 월세로 바꿀때 적용하는 전환률)이 국고채 평균 이자율 보다 3배 이상으로 높았다. 지난 2014년 한국의 월세전환률은 9.36%로, 이는 2014년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이자율 평균 2.59%보다 3.6배 가량 높은 수치다. 다시 말해 집 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줄여 월세로 돌릴 경우 국고채에 투자하는 것 보다 3.6배 이상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대출 이자율인 3% 수준 보다도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월세의 고수익률은 전세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전국적으로 전세 비중은 45%, 월세 비중은 55%로 이미 월세가 임대주택 재고에서 전세보다 더 많은 상태로 접어든 상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살인적 주거비 부담을 견뎌내야 할 임대가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기준 집을 빌려 사는 가구는 834만4000여가구로 전체 가구 중 임대차 가구 비중은 46.4%에 달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임대가구 비중이 약 10%p 가량 높다.
임대 가구수는 지난 2005년 705만9000여가구에서 2014년 834만4000여가구로 9년 사이 128만5000여가구가 늘었으며 전체 가구 중 임대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44.4%에서 46.4%로 2%p 가량 늘었다.
수입과 비교해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임대주책에 사는 사람의 비중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기 때문에 국민들의 소득 중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높은 셈이다.
하지만 등록된 임대주택(제도권 임대주택)은 임대주택 전체의 20.5% 수준인 170만9000여가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국가에 등록하지 않은 채 음성적으로 임대가 이뤄지고 있어 세들어 사는 사람들이 월세 공제도 신청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주택 임대시장의 총 임대료 규모는 2014년 기준 26조 3455억원으로 GDP대비 1.77%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세보증금은 10조241억원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으며, 반전세(보증부 월세)가 15조5921억원으로 전체의 59.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RIR을 일본 RIR 자료와 비교할 경우 높게 나타나며, 증가 속도도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