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현 동국대 교수팀 ‘SNS 커뮤니케이션의 효과’ 논문서 밝혀

SNS서 메르스 정보 본사람 ‘예방 적극적’…정작 글쓴이 ‘소극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다양한 정보 교류가 메르스 확산을 저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메르스 예방 효과는 SNS에 정보를 올리는 사람보다는 SNS를 통해 정보를 받아 보는 사람에게서 더 컸다.

유우현 동국대 서베이앤헬스폴리시리서치센터 교수, 박기호 국립암센터 교수, 최두훈 성균관대 인터렉션사이언스학과 박사 연구팀은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SNS 커뮤니케이션의 효과: 한국에서 메르스 정보의 표현과 수용이 예방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최근 펴냈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 ‘인간행동과 컴퓨터’(Computers in Human Behavior) 최신호에 실렸다.

18일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설문에서 응답자들이 메르스 관련 정보를 SNS에 올리거나 공유한 빈도, SNS에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본 빈도, ‘메르스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답, ‘메르스에 걸릴 수 있다’는 답, 비누로 자주 손을 씻을 의향, 기침할 때 입과 코를 가릴 의향 등 변수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조방정식 모델’로 관측했다.

분석 결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주 보고 접한 사람일수록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 준수 의도가 높았다. 반면 직접 SNS에 메르스 관련 정보를 올리고 공유한 사람일수록 메르스 예방법 실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과 관련, 메르스에 대한 ‘위협감(perceived threat)’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등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메르스 관련 다양한 정보를 SNS를 통해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메르스에 대한 위협을 느끼게 돼 경각심을 갖고 손 씻기, 기침 시 에티켓 준수 등 보건 매뉴얼을 더 잘 지키지만, SNS에 메르스 관련 정보를 많이 생산하고 공유할수록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메르스에 걸릴 확률이 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편견’이 강해져 예방법 실천에 소홀해 진다는 것.

연구팀은 이 같은 심리가 메시지 표현자는 자기중심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성향이 강해 메시지 표현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고, 메시지 수용자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서도 위협적인 메시지를 더 기억하고 설득력 있게 듣는다는 기존의 학설을 확인한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유우현 교수는 “그동안 SNS를 이용한 소통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유언비어를 양성하는 채널 등 주로 부정적으로 인식됐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보건 등 위기상황에서 SNS가 새로운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SNS 커뮤니케이션이 통제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공중 보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전염병 확산 등 다양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용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