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지난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부채 비율 상승폭이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7%포인트 급증해 가계부채 비율이 170%까지 치솟았다.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가계부채는 빠르게 늘면서 부실 위험 상승과 소비여력 감소에 따른 경기부진 장기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 김기준(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에게 제출한 ‘2015년 중 자금순환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비율이 17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2014년 말(162.9%)보다 7% 급증한 수치다. 2002~2014년 연평균 상승폭인 3.3% 포인트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가계부채 비율은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 중 하나다.
통상 국가 간 가계부채 비교는 국민계정상 개인순처분가능소득(NDI, 이하 가계소득) 대비 자금순환동향상 개인(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 비율로 계산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1423조원으로 전년대비 127조원(9.8%) 늘어났다. 연간 국민총생산(GDP,1559조원)의 91%에 달하는 수치다. 가계부채가 연간 GDP의 9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가계소득은 전년대비 5.2% 증가한 837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4년 말 162.9%에서 169.9%로 7%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사태의 여파로 2002년 124.8%에서 2004년 119%로 5.8%포인트 하락했다. 그 이후 2005년부터 11년째 상승하고 있다. 증가하는 가계소득보다 불어나는 가계부채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OECD 28개국 평균 134%보다 36%포인트나 높다. 주요 OECD 국가 중 최근 국가부도위기에 몰렸던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스페인, 독일 등 주요 국가는 가계부채비율이 크게 하락했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 반대로 30% 포인트 가량 올랐다. 가계부채 위험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2017년까지 가계부채비율을 5%낮추겠다던 정부의 외침과 달리 2년만에 10% 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2017년까지 155%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기준 의원은 “현 정부 3년 동안 가계부채는 268조원 늘어나 가구당 평균 1490만원의 빚이 늘어났다”면서 “이제라도 가계부채 정책실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기초로, ‘부채’가 아닌 ‘소득’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