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동료 폭행뒤 도로로 밀쳐 차에 치이게 한 미군 입건 자칫 내국인 피해볼뻔한 아찔한 상황…향후 대책 마련 시급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주한 미군 간에 벌어진 싸움이 교통사고로 이어져 한 미군 병사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 병사는 싸움 중 상대방에게 도로 한복판으로 던져져, 지나가던 우리 시민 차량에 치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주한 미군을 포함한 외국인의 사고로 자칫 내국인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던 사건이어서,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동료 병사를 도로로 밀어 차에 치이게 한 혐의로 주한 미군 2사단 소속 사병 L(25)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지난 19일 오전 1시께 휴가를 맞아 같은 부대 소속의 동료 병사 J(25) 씨와 함께 용산구 후암동 용산고 인근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 만취한 둘은 가게에서 나오던 중 시비가 붙어 말다툼을 벌였고 이내 몸싸움으로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L씨가 J씨를 때리며 용산고 사거리 앞에서 도로로 밀었고, J씨는 마침 숙대입구 방향으로 김모(43) 씨의 아반떼 차량에 치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인근 지구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J씨는 충돌로 온 몸에 타박상을 입고 출혈이 심해 곧바로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J씨는 머리에 입은 부상이 심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이번 사건을 교통사고로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번 사건을 폭행 사건으로 가닥을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교통사고로 처리됐으면 김씨가 전방주의 의무 불이행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처럼 외국인 관련 범죄로 내국인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의 잘못으로 내국인이 큰 피해를 당하는 대표적 사례가 음주운전 사고다. 지난 20일 오전 1시40분 전남 장성에서는 30대 몽골인이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망 사고를 내 경찰에 구속됐다. 이 사고로 차량에 함께 탔던 몽골인 B(32) 씨가 목숨을 잃었고, C(55ㆍ여) 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60%였다. 지난 5일 새벽 부산 동구 좌천동에서는 주한미군 소속 H(43)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075%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불응해 200m 도주후 붙잡히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고뿐만이 아니다. 금연 구역 내 흡연, 무단 횡단,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주변 내국인의 불편을 야기하는 각종 경범죄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와 이태원, 명동, 삼청동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음주운전, 폭행 등 잇단 범죄에 경찰과 주한 미군은 주말과 핼러윈 데이, 성패트릭 데이 등 주요 기념일마다 합동 순찰을 도는 실정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범죄는 물론 음주 후 폭행, 재물 파손, 휴대전화 절도 등 각종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