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해고 등 첨예한 대립각 양대노총, 임단협 강경투쟁 나서 정부 위법·불합리 협약 개선 맞불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그 4월에 우리나라 노동현장은 임금·단체협상이 본격 시작된다. 올해는 특히, 정년 60세 연장과 맞물려 임금체계 개편, 저성과자 해고(일반해고) 등 2대 지침을 비롯해 노사간, 노정간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는 대형 이슈들이 많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여기에 반노동자 정책 심판을 외치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총선이 가로놓여 있어 ‘춘투’가 격화되는 ‘잔인할 4월’이 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경영계는 국내외 악재로 임금 동결과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원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은 2대 지침에 따른 노동여건 악화와 고용안정 침해는 집단 저지할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천명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임단협을 ‘노동개혁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며 노동개혁 현장실천 차원에서 위법ㆍ불합리한 단체협약 개선지도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두르지 말고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내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정부, 임단협 현장지도 강화로 노정갈등 격화=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노동개혁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차원에서 임단협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천명, 악화될대로 악화된 노정갈등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특히 고용부는 이날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위법 단체협약이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에서 47.3%(355개)로 가장 많고, 고용 경직성의 주요 원인인 우선ㆍ특별채용과 인사ㆍ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비율에서도 민주노총 사업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직접 겨냥했다.

이에 이승철 민주노총 사무부총장은 “정부의 임단협 현장지도는 결국 2대 지침인 임금체계 개편과 일반해고를 강행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며 “이미 전국 사업장 노조에 2대 지침 대응 지침을 전달했고, 집단 거부 의사를 받아 놓았으며, 총선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정부의 2대지침 폐기와 반노동자 정당 낙선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정부는 저성과자 해고가 ‘쉬운 해고’가 아니라고 하지만,이미 많은 기업에서 자의적인 해고에 나서고 있다”며 “노사가 함께 평가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공정성 확보가 우선되지 않는 한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해 정부의 2대 지침이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총선까지 겹치면서 노정 갈등은 불가피해졌다”며 “정부는 2대 지침을 강제하기 보다 먼저 노동계와 대화나 타협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계개편 놓고 노사대립 격화 예고=올해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요구하는 임금수준의 격차가 매우 큰데다 경영계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협상에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1.6% 임금 인상안을 내놓았던 경총은 올해는 정년 60세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데다 경영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 임금을 동결할 것을 회원사에 권고했다. 고정급 기준 초임이 3600만원 이상인 대졸 신입사원은 초임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안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노동계는 임금피크제로 중장년 임금을 삭감하고 젊은층 임금까지 낮추면 근로자 소득기반 확충은 요원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노총은 올해 7.9%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지난해(7.8%)보다도 높다. 민주노총은 월 정액급여 기준 인상 하한선을 23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경영계와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노사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정부가 도입하려는 직무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이 왜 필요한지 공감하고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의 일방적 추진보다 근로자, 청년, 전문가 등 각 계층과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 불안정성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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