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지난해 유가하락과 소비ㆍ투자 등 수요부진으로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까지 낳았으나, 최근엔 유가 반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물가가 지난해 후반을 바닥으로 점진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면서 총수요가 부진한 상태를 지속해, 물가 상승을 경기 개선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유가반등과 환율상승이 한국의 물가 상승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난 2014년 12월 0%대로 떨어진 이후 10월까지 11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0.6%로 떨어지면서 작년 연초의 담뱃값 인상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할 경우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11월(1%)과 12월(1.3%)에는 유가 하락세 진정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소비자물가가 1%대로 올라선 후 올 1월에 다시 0.8%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2월에는 다시 1.3%로 높아지면서 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와 JP모건은 유가반등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씨티는 원화약세와 전세가격 상승이 올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JP모건은 소비자물가가 작년 하반기에 저점을 확인한 이후 1월에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2월부터 반등해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상반기 1.5%에서 하반기 말에는 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BofAML도 중기적으로 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물가상승이 제한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낮은 명목임금 상승과 3월부터 단행된 도시가스 요금인하(-9.5%) 등이 물가압력을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는 도시가스 요금인하는 소비자물가를 0.2%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씨티는 특히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에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농수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심한 편이며, 3월에는 수급 안정으로 농산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상승세가 다소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대체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유가반등이나 원화약세 등 외부적 요인, 즉 공급 측면의 요인들인 반면,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투자 등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때문에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더라도 이를 경기개선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노무라와 바클레이즈는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인 국내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정부는 총수요 증가를 위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