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에서 3년간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 중 12만5000개의 일자리가 청년인턴, 직업훈련, 일학습병행 등으로 실제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것이 대부분이다. 각 부처별로 중구난방식이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 것.
현재 정부의 청년일자리 사업은 13개 부처에서 57개가 가동 중이다. 인턴, 봉사단 등 비슷한 유형인데도 정부는 개별 사업에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했다. 유사중복 사업에 돈을 쏟아 부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일자리 대란을 막으려면 각 부처별 유사ㆍ중복된 일자리 사업에 대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청년일자리 사업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성과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청년 일자리 컨트롤타워를 설립해 큰 틀에서 청년 고용 로드맵을 다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정책들 모두 일자리 창출 성과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예산만 소요된 사업은 책임을 묻고 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청년실업에 대비해 청년층이 취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존의 청년 일자리 사업의 효과를 분석, 구직자 중심으로 지원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9.2%로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들어서도 청년 실업률은 9.5%로 더 높아졌다.
박 교수는 “청년 실업 해소는 곧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고용영향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며 “고용영향평가를 일자리 수급 전망에 활용하고, 단순한 일자리 수보다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공급되는 일자리 간의 불일치가 생기는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2.0%에 머물렀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정현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 없이는 대기업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없고, 청년 고용을 늘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