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고용간담회’ 가보니 청년들, 일자리대책 쏟아지지만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아 하소연 능력중심 채용 허울뿐 괴리감 커

“사실 취업 정보를 모르는 게 아니라 갈 만한 일자리가 없다. 정부가 만들었다는 일자리가 대게 인턴이나 실습생 위주라….”

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마련한 ‘청년고용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학생이 기자에게 다가와 타는 속내를 털어놨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당사자들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취업 정보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정보가 아닌 정규직 등 채용으로 이어지는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라는 얘기다.

유 부총리는 이날 청년 일자리 창출 관련 현장 의견을 듣는다며 대전 소재 한남대학교를 찾았다. 청년들이 묻고 유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대학 관계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간담회는 시종 어두웠고 답답했다. 청년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해야 취업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노력하겠다” 또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나 유관기관에서 하고 있는 일자리 프로그램을 참고하라”는 원론에 머물렀다. 거듭 일자리를 애타게 찾는 청년들과 정부의 일자리 정책 간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고 깊었다.

이 대학교 무역학과 4학년 H학생은 정부가 능력중심 채용을 하겠다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했지만 기업은 여전히 가족 신상을 묻고, 영어 능력을 묻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아니, 아직도 영어 능력이나 부모 신상 등을 요구합니까? 스펙 쌓기, 개선이 안 되고 있나...”라며 의아해 했다. 유 부총리의 현실감 떨어지는 답변은 분위기를 더 민망하게 할 뿐이었다.

같은 대학 전자공학과 2학년 K학생은 “벌써부터 진로가 걱정인데 취업 관련 과정이 4학년이나 졸업생 위주고, 대부분 비슷한게 많다. 저학년때부터 참여할 수 있는 취업 과정은 없냐”고 물었다. 유 부총리는 “취업 프로그램이란게 다 비슷비슷하다. 정보가 너무 많아도 도움이 안 된다.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임무송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현장 얘기 들어보면 취업 정보가 비슷하고, 한 번에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유사 중복 사업들을 줄이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그만한 취업 정보, 있어도 모르는 정보, 전부터 학생들은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현실만 확인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취업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 그 학생은 학생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보상심리’와 관련 있다고 했다. 정부에 대한 국민된 항변이라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청년들 눈높이에 맞지 않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생긴다고 하지만 실제 지방대생들이 갈 만한 기업,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1년간 학비로 내는 돈이 1000만원이 넘는데, 그나마 취업할 수 있는 곳은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너무 크다보니 대기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쓴 돈이 얼마냐”고 말했다.

지방대생이 취업 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더 컸다. 학벌과 학점, 지연에 혈연까지 여전히 능력 밖에 요소들이 채용 과정에서 작용했다. 실제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서울 등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었다. 능력중심채용은 허울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그리고 청년들은 단지 취업만이 목적이 아니라 어디서, 어떤 일자리를 갖느냐가 중요했다. 그래서 정부의 수많은 일자리 프로그램 중에서 어떤 것이 실제 취업으로, 정규직으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아 정책의 실효성과 체감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청년 일자리 대책은 실효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있는 일자리 대책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해당사자들에게는 그저 추상적인 먼 얘기일 뿐이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