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모바일시대 영업점 효용 급감 대형화ㆍ협업점포로 효율 극대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증권사들의 영업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요 증권사들의 국내 영업지점은 36%나 급감했다. 임직원 수도 15% 줄었다. 반면 계약직 비율은 점점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업황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켰듯 증권업계의 영업환경을 변화시킨 까닭이다.
환경변화에 따른 전략의 핵심은 지점의 대형화와 집중화, 타 금융사와의 지점연계(협업점포)를 통한 효율의 극대화다.
▶지점 수 5년 간 36% 감소, 인력 15% 줄어= 8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증권사(회원사 기준)들의 국내지점 수는 1139개였다.
2010년 말 1790개와 비교하면 36.37% 감소한 결과다.
증권사들 가운데 지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5년 간 모두 87개 지점이 줄어들었다.
대신증권 역시 같은 기간 62개를 줄였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5년간 42개 지점이 줄었다.
이들과 반대로 국내 지점 수가 증가한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4곳, KB투자증권은 13곳 늘어났다.
증권사 인력 역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2010년 말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2935명이었으나, 이듬해 4만4060명으로 소폭 증가한 다음부터는 꾸준히 줄어들며 지난해 말엔 3만 6161명으로 줄었다. 5년 전보다 15.78% 감소한 셈이다.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인력감축 비율이 가장 컸던 곳은 유안타증권이다. 5년전 3135명에서 작년말엔 1729명으로 줄며 44.85% 급감했다. 삼성증권 인력도 29.20% 감소했다.
반면 K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각각 82.97%(268명), 55.72%(497명), 10.58%(225명) 가량 인력이 늘었다. ▶‘대세’ 초대형 점포전략= 이전의 증권사들이 지점 수를 크게 늘려 오프라인을 통한 접점을 찾고자 노력했다면, 최근 몇 년 간 증권사들의 점포전략은 ‘대형화’와 ‘집중화’에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상당수 업무가 가능해진 까닭에 지점과 영업인력의 역량은 이제 현장 중심의 ‘아웃바운드’를 향하고 있다.
인수합병, 구조조정 등 각 증권사마다 처했던 상황과 환경이 다를 수 있지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지난 몇 년 간 대형화 점포전략으로 선회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WM) 강화를 위해 지점 대형화를 진행 중”이라며 “예전엔 소규모 다점포 전략이어서 직원들의 외부 영업이 제한됐지만, 지금은 아웃바운드 세일을 위해 전략적으로 근처의 지점들을 모아 대형화 시켰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고객들이 지점을 찾아와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보다 영업직원들이 외부영업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영업점을 크게 키운 반면 개수는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략의 변화는 지점의 위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이 나가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점포가 중요하기 때문에 1층보다 목 좋은 2, 3층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점 대형화는 인력을 한정된 공간에 집중시킴으로써 영업인력의 활동력을 강화하고 일부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점포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인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점이 분산돼있고 개별화돼있으면 비용이 높아지고, 이런 부분은 영업사원들의 손익분기점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집중화하고 공간을 효율화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비용의 절감효과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금자산 관리 분야의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저성장 고령화로 인해 향후 연금자산 운용이 중요해지는 상황이고 오프라인 자산관리 인력은 꾸준히 필요하다”며 “기존의 점포운영의 효율화와 더불어 이런 부분들을 대형화해 나갈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협업점포, 또 하나의 돌파구= 일부 증권사들은 은행과의 협업점포를 통해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영업점 수를 줄이고 대형화 작업에 착수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반대로 영업점 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 지난 2011년부터 문을 연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 덕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그동안 소규모 점포를 대량확대하는 전략보다는 입지가 좋은 쪽으로 이전을 하는 등 재배치에 더 신경을 썼고, 최근 자산관리(WM) 영업에 대한 확대 방안으로 은행과 지점이 1대 1로 협업하는 PWM센터를 늘린 덕에 지점 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지점을 공동 운영하는 이 협업모델은 금융지주회사가 낼 수 있는 시너지를 십분 활용한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4년 구조조정과 지점통폐합으로 지점 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우리은행과 함께 복합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점포전략에 변화를 가져왔다.
비계열사와 복합점포를 구성한 것은 금융권 최초이며 현재 복합점포 수는 4곳이다. 삼성증권은 향후 이같은 복합점포를 더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지점 수, 줄어들수밖에 없나… 인력은?= 지점 수 감소, 인력감축은 이미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 대다수가 경험하고 있는 흐름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예전엔 지점을 두고 고객들과의 접점(컨택포인트)으로 활용하는 식의 영업방식을 구사했지만 고객들과의 연결이 굳이 지점일 필요가 없어져 지점을 활용하지 않고도 고객들과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점 수의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황세운 실장은 “증권사들의 수입원들을 살펴보면 위탁매매수수료에 비중이 큰데 이 수수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력을 예전처럼 유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인력 줄여나가는 상황이었다”며 “또한 이와는 상관없이 기술의 발달이 인력을 대체하도록 만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점 수의 감소가 꼭 인력 감축으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점을 줄인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직원 수는 오히려 2배 가량 증가했다.
아직 온/오프라인 시장을 별개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관리 분야는 고도화되는 상황이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며, 중첩되기보다 타겟팅이 다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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