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람보르기니.
누구나 탐내는 슈퍼카다. 이 브랜드를 모두 국내에 유통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수입차 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레이싱홍’(Lei Shing Hong·利星行) 그룹이다.
레이싱홍은 말레이시아계 화교 재벌이 세운 홍콩의 투자기업이다. 최근 람보르기니의 국내 판매까지 시작하면서, 한 딜러가 여러 브랜드를 판매하는 ‘메가 딜러(판매회사)’로 거듭났다.
람보르기니의 새 딜러를 맡은 레이싱홍그룹 계열 ‘SQDA 모터스’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국내 유일 람보르기니 전시장인 ‘람보르기니 서울’을 열고, ‘우라칸 LP 580-2’ 모델을 출시했다. 본격적으로 한국 영업을 시작했다. 우라칸 LP 580-2는 기존 4륜구동 모델인 LP610-4의 후륜구동 버전으로, 판매가격은 3억원대다.
SQDA 모터스는 올 한해 총 44대의 람보르기니를 국내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람보르기니 서울 전시장은 약 495.87㎡ 규모로, 람보르기니의 최신 모델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레이싱홍그룹은 지난해 화장품회사 참존으로부터 람보르기니 국내 판권을 사들여 올 초 SQDA모터스를 설립했다.
람보르기니 국내 독점 수입·판매권을 가졌던 참존은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수입권을 폴크스바겐그룹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판매권을 SQDA에 넘겼다.
SQDA모터스의 경영진은 잉젠 딩 대표이사를 포함해 대부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들이다.
잉젠 딩 대표이사는 이날 개장식에서 “람보르기니의 새로운 판매사로서, 한국 유일의 람보르기니 전시장 운영을 담당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람보르기니 서울을 거점으로 고객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레이싱홍의 모기업은 말레시이아 화교 재벌기업 ‘합셍’(Hap Seng)그룹이다. 합셍그룹은 말레이시아에서 부동산투자와 금융, 무역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69년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 사업권을 따낸 이후 동남아에서는 합셍이, 한국 등 동북아에선 레이싱홍이 수입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G. P. 라우(Tan Sri Lau Gek poh)가 설립한 합셍그룹은 라우 가문이 지분의 73%를 소유하고 있다. G. P. 라우가 2008년 사망한 이후에는 그의 조카인 C. K. 라우(Tan Sri Lau Cho Kunㆍ80)가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현재 합셍그룹의 지분 53%를 보유한 최대주주 C. K. 라우의 자산은 15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로 말레이시아의 12번째 부호에 해당한다.
레이싱홍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시기는 30년 전이다. 레이싱홍은 벤츠코리아가 설립되기 전인 1985년 한성자동차를 세워, 서울 핵심 지역의 영업점을 선점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201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665억원과 40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레이싱홍은 2005년부터는 포르쉐 최대 딜러사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를 통해 포르쉐를 판매하고 있다.
레이싱홍은 여러 국내 법인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의 지분까지 보유해 영향력이 상당하다.
레이싱홍의 국내 투자회사 스타오토홀딩스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어, 한성자동차는 다른 딜러사들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이유로 한성자동차는 다른 딜러사들과의 불공정경쟁 의혹을 받고 있다.
레이싱홍그룹의 자회사인 에이펙스(APEX)의 경우에는 포르쉐코리아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레이싱홍의 국내 사업 지주사격인 부동산임대업체 한성인베스트먼트의 대표는 싱가포르 출신 림춘셍(林春生ㆍ68)이다. 그는 람보르기니를 판매하는 SQDA 모터스의 등기임원(사내이사)에도 올라있다.
레이싱홍이 1985년 설립한 한성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임대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배회사로 계열 딜러사에 부동산을 임대해 상당한 현금수익을 거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4년 수입임대료만 약 251억원에 달했다.
림 대표는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의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 ‘한성인베스트먼트는 자동차 판매업과는 전혀 관계 없는 회사’라는 입장을 보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