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성남)기자] 경기도에서 가장 큰 사무실 면적을 자랑(?)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은 성남시청 4층에 ‘아방궁’이라는 칭호를 갖고있다. 성남시의 수차례 ‘방 빼’ 요청에도 아랑곳않고 꿋꿋하게 버텨 ‘난공불락’ 요새로 꼽힌다.

아방궁이라는 칭호를 단 이유는 평통 사무실 면적(134.86㎡)이 초등학교 교실 면적(67.6㎡)의 두배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성남시장 집무실 면적(62㎡)보다 두배가량 넓다. 보통 성남시협의회장과 사무국장, 상근여직원 1명 등 3명이 사용하지만 사실상 평상시 상주 인원은 여직원 1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방궁’이라고 불린다.

반면 성남시청에는 현재 150명이 근무할 사무실이 최소 3실(650㎡)가 필요하다. 크고 넓은 청사에서 쾌적한 환경속에서 직무를 수행할 것 같은 분위기와 반대로 성남시는 현재 사무공간이 부족하다. 무창으로 채광도 없고 환기마저 불량한 지하창고에 만든 임시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많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를 놔둘리 없다.

성남시는 최근 무상사용 기간이 만료됐다며 22일까지 자진 이전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하겠다고 통보했다. 2012년 11월8일 3년동안의 무상사용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이후 이전요구에도 그들은 묵묵부답이었다. 성남시 행정대집행 방법은 사무실 전기차단과 출입카드 차단, 집기 외부이전 등이다. 22일까지 이전요청을 수락하지않을 경우 23일 대통령 자문기구에 행정대집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성남시는 공문 등을 통해 그동안 평통사무실을 탄천종합운동장(80.3㎡)이나 성남시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54.3㎡) 등으로 이전할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평통은 이에 불응했다.

민주평통 사무실이 왜 시청 안에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다.

민주평통은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대 초 정당을 초월해 범국민적 차원의 통일정책 수립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시행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협의회의 설치·운영 및 사업 등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돼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23개 시군 청사에 민주평통 지역협의회 사무실이 존재한다. 사무실는 무상으로 제공돼왔다.

성남시도 지난 2009년 청사를 신축이전하면서 그 해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시청사 4층에 134㎡ 규모의 민주평통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토록 했다.

민주평통은 성남시와의 사무실문제로 마찰을 빚자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22일 임원 회의를 통해 최종 입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평통 관계자는 “현 사무실을 절반으로 줄여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가 거부했다”며 “자문회의 총회에서 이전하지 않기로 의결해 시의회 빈 공간 등 새로운 이전 장소나 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 강경대응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23개 시·군청사에 민주평통사무실이 입주해있다. 나머지 8곳은 외부사무실을 활용하고있다. 23개 시군에 입주한 민주평통 사무실 평균면적은 6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