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개강을 앞둔 2월과 8월 마다 전국의 대학교에선 ‘수강신청 전쟁’이 벌어진다. 교내 컴퓨터 실은 물론 근처 PC방에도 학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다. 학교 서버는 순간 접속자로 폭주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강의 매매’는 물론 불법 메크로 프로그램도 공공연히 사용돼 폐단이 적지 않지만, 대학들은 ‘선착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마일리지제’에 기반을 둔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수강신청 전 받은 마일리지를 과목선호도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신청하는 것이다. 각 학생의 과목 선호도에 따라 수강신청이 이뤄진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다만 특정 강의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마일리지를 얼마나 배분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총학생회는 새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학생 의견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학교 측도 인기 과목 정원을 늘리거나 추가로 분반을 개설하는등 방안을 학생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올 1학기부터 교과목 담당 교수가 재량에 따라 수강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수업관리 프로그램을 보완했다. 교수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강신청 변경 기간 직접 수강 인원을 증원할 수 있다. 다만 수강자를 더 받더라도 강의실 정원을 초과할 수는 없어 결국 선착순 문제를 다소 완화한 정도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학가의 추세는 ‘수강신청 장바구니’ 제도의 도입이다. 수강신청 전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미리 선택하고, 실제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장바구니에 담긴 강의의 ‘신청’ 버튼만 눌러 간편하게 수강신청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이화여대, 한국외대, 국민대, 상명대 등 전국 여러 대학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학생들의 수강신청 편의를 다소 높여줄 뿐 여전히 선착순 클릭을 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학교 측이 충분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예산과 강사 확보, 대학평가 등의 현실적 문제로 이 역시도 쉽지 않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전임교원 강의 비중이 대학평가에 반영돼 시간강사 강의도 계속 축소되고 있어 수강신청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