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철수 과정에서 북한과 상당한 힘겨루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1일 철수 절차와 관련한 제반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협의를 시작한다. 통일부는 특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접촉해 원만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이날 오전 9시부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출입경이 시작됐다. 북한은 정상적으로 출입경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개성에 남아 있는 우리 측 인원 184명과 이날 개성으로 떠난 130여명의 귀환은 순차적으로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남측 인원 철수와 관련한 통행계획을 우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개성공단 내 자재와 완제품, 설비가 얼마나 반출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 수준에 달한 만큼 최대한 물자를 많이 싣고 오는 게 피해를 그나마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전날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방침을 통보할 때 북측 총국이 반발한 점을 감안하면 물자 반출을 놓고 남북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이 설비시설 반출은 평소에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져 총 투자액(1조19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설설비는 그대로 두고와야 할 우려가 있다.

만약 북한이 재산권을 주장하며 물자 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와 기업으로선 마땅한 대책이 없다. 극단적으로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중단 책임을 우리 정부에 씌우며 금강산 관광 중단 때처럼 개성공단 내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남북은 2013년 8월 개성공단을 정상화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 없이”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우리 정부의 전면 가동 중단 결정을 합의 위반이라고 걸고 넘어질 소지가 크다. 다만 북한이 금강산 자산을 동결한 것은 2008년 고(故) 박왕자 씨 피격사망 이후 2년여가 지난 뒤에야 이뤄진 만큼 개성공단 자산 동결도 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시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최후통첩’식으로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0년 4월 자산을 동결했다.

미지급된 북측 근로자 임금과 북한 당국에 내야 할 세금 정산 문제도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개성공단에 대한 단전, 단수조치는 사실상 개성공단을 완전 폐쇄하는 단계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2013년 개성공단이 북측에 의해 잠정 폐쇄돼 우리 측 인원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전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북한은 일부 개성 주민이 우리 측 식수에 의존하는 만큼 단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는 북한 월고저수지에서 하루 2만1000~2만3000t의 물을 생산해 이 중 7000t가량은 개성공단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주민 약 10만명에게 생활용수로 보내고 있다. 2013년 장점 중단 때도 수자원공사는 개성시에는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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