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활용해 2.4%의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불과 0.1%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밝힌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일본 계열사를 통한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적극 이용해 2.4%라는 극히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대기업의 평균 출자 단계는 4개이지만, 롯데는 최대 24개의 출자 단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광윤사는 롯데 지배구조의 중심이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증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 광윤사는 1967년 일본에 세워진 포장재 업체로,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면 사실상 한ㆍ일 롯데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민낯은 지난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첫째 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둘째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공정위는 롯데 측에서 총수일가의 해외계열사 주식 소유 자료를 넘겨받아 지난 6개월 간 분석작업을 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기존 순환출자를 인정하되 대기업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거나 기존 고리를 강화하는 것을 금지했다. 현재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94개 중 롯데그룹이 71.3%를 차지한다. 그나마 롯데그룹 순환출자 수는 416개였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주도권을 잡고자 349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그나마 67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롯데는 한국에서 순환출자 고리 67개로 총수일가가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이 ‘A사→B사→C사→A사’처럼 순환형 구조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이런 구조에서는 총수가 적은 지분만 갖고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롯데 86개 계열사 전체 자본금 4조3708억원 가운데, 해외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은 액면가 기준 22.7%(9899억원)으로, 대부분 롯데홀딩스가 소유ㆍ지배한 12개의 L투자회사를 통한 간접적 출자나 롯데홀딩스가 직접 출자한 것이다.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경우, 해외 계열사 지분이 99.3%에 달한다. 일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좌지우지하는 형태다. 롯데그룹의 일본 계열사 36개는 모두 비상장이고,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9.3%)에 불과하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한국의 대기업 가운데,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비상장인 곳은 롯데그룹이 유일하다.
호텔롯데가 비상장인 반면에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SK, LG, GS 등은 모두 상장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롯데는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낮고 계열사 출자가 많다”며 “이는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앞으로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해, 경영 투명성 확보 및 일본 계열사들의 한국 롯데 지배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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