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1월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은 쇼크와 다름없을 정도로 암담했다. 이로인해 6년5개월 만에 최대치로 떨어지면서 구조적 침체를 넘어 저성장 고착화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증가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하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2월(-3.3%), 3월(-4.6%), 4월(-8.0%)로 감소폭이 커졌다. 급기야 5월에는 -11.0%를 기록하며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결국 지난해 8월(-15.2%), 10월(-16.0%), 12월(-14.1%) 등 4차례나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입도 동반 하락하면서 결국 2011년 이후 4년간 이어오던 교역 1조 달러 달성도 무산됐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올해 들어 더욱 심화했으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수출 감소율 18.5%는 지난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결정타’ 저유가, 속수무책=1일 정부 등에 따르면 무엇보다 유가 하락이 우리나라의 수출 하락세를 가장 크게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배럴당 두바이유의 가격은 지난해 1월 45.8달러에서 올해 1월 26.9달러로 떨어지면서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1년 사이에 무려 41.3%나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단가는 71.3달러에서 42.5달러(이상배럴 기준, 40.4%↓), 1129달러에서 965달러(이상 t 기준, 14.5%↓)로 뚝 떨어졌다.
1월 석유제품 수출은 17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5.6% 감소했고 석유화학제품도 26억5000만달러로 18.8%나 줄었다. 두 품목에서만 16억달러의 수출 감소분이 생긴것이다.
지난해 한해 수출은 전년대비 7.9% 감소했지만 유가 하락 영향을 빼고 계산하면감소폭은 -2.9%로 줄어든다. -16.9%인 지난해 수입 감소폭도 유가 영향만 없었다면 -6.6%로 크게 줄어든다.
상당수 전문가는 올해부터 저유가 기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이 회복세를 탈 것으로 한때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는 더욱 심화했고 관련 품목의단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해 결정타를 맞게 된 것이다.
▶13개 주요 수출 품목 줄줄이 하락세=석유 관련 제품 뿐만 아니라 13대 주요 수출 품목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박은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 인도 실적도 기록하지 못한 채 1월 29억7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3%나 빠졌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우리나라 선박 부문 수출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메모리 D램 가격이 떨어지는데다 제조업체의 재고물량이 늘어나고 수출은 줄었다. 13대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은 45억4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지만 전년보다는 13.7% 감소했다. 중저가폰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무선통신기기는 21억3000만달러로 7.3% 줄었고 공급과잉이 심각한 평판디스플레이는 18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0.8% 내려앉았다.
자동차는 주력 수출 시장인 신흥국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30억4000만달러로 21.5%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은 18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감소폭은 13.6%다.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철강(22억1000만달러, 19.9%↓), 현지 생산이 확대되는 가전(7억3000만달러, 29.2%↓),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컴퓨터(5억2000만달러, 27.6%↓), 일반기계(33억7000만달러, 15.2%↓), 섬유류(9억8000만달러, 14.7%↓) 등도 부진을면치 못했다.
신규 품목 중에서는 화장품(1억9900만달러)과 유기발광다이오드(4억100만달러)가 각각 2.1%, 8.7%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SSD는 2억4900만달러로 22.1% 감소했다.
▶EU제외한 모든 지역 실적 악화=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전년보다 21.5%나 감소했다. 9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 99억2800만달러 이후 11개월만에 월 수출액이 1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가 호전되던 미국도 달러 강세, 의류 판매 부진 등 소비 심리 둔화, 철강 시장 침체 등이 겹치면서 1월 50억5000만달러의 수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9.2% 줄었다.
일본(18억4000만달러, 18.2%↓), 아세안(51억8000만달러, 19.7%↓), 중동(17억4000만달러, 31.1%↓), 중남미(20억8000만달러, 35.8%↓) 등으로의 수출도 부진했다.
특히 베트남은 철강 수출 여건 등이 악화하면서 19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8.0%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대EU 수출은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등에 힘입은 내수경기 회복세 덕분에 38억3000만달러로 주요 수출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보다 7.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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