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개장 첫날 글로벌정책공조 기대감에 코스피 상승 출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키로 하면서 한국 증시에도 온기가 돌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기록적인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주춤할 것이란 소식이 반갑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자동차, IT 업종은 업황 악화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증시엔 호재다.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개장된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뉴욕 다우존스 지수가 2% 넘게 급등하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일제히 1~2% 가량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 덕이다.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국내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월 증시 개장 첫날인 1일 코스피도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이 반영되며 기분 좋은 상승세로 출발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통화완화 정책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켜 국내 증기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화 약세 국면 진입시 한국 증시의 상대적 투자 매력은 낮아질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이 120엔 이상 국면에서, 코스피 주간 평균 수익률은 닛케이지수와 상해종합지수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통화 완화 정책으로 큰 방향을 선회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양적 완화 확대 등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실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환경 조성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당장 환율 변화에 따른 국내 기업의 득실보다는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업종별 희비 엇갈려= 증시 전반적으로는 일본 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호재로 인식되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우선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에는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제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을 해야 하는 이들 산업은, 엔저가 이어질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 원화 보다 엔화가 더 약세로 간다. 자동차, IT 섹터는 부진할 수 있다”며 “자동차 등 중요한 섹터가 반등을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유동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반면 엔화 약세가 우리나라 수출기업에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중립 이상으로 판단된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자체보다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실물경기 반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일본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실물경제가 반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월에 한국은행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역시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동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금통위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역시 국채선물 시장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구축하는 등 금리인하 베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