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 첫달부터 20% 가까운 큰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전반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그만큼 짙다는 의미다. 특히 대외 수출환경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의 ‘시름’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기둔화 ▷글로벌 환율전쟁의 재연 ▷저유가 등으로 인한 신흥국 위기 등이 수출을 위협하는 3대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들 불안요인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수출이 회복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중국은 지난해 6.9%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5년만에 7%대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는 6% 초~중반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지만, 5%대로 추락하면서 경착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로서 중국은 수출의 25% 안팎을 차지하는 대단히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수출비중은 26%에 달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액 가운데 4분의1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셈으로,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수출은 물론 한국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되면 우리경제는 0.21%포인트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세계경제가 0.5%포인트 추가 둔화될 경우 우리경제의 둔화폭은 0.62%포인트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중국이 성장전략을 기존의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와 소비 중심으로 바꾸면서 가공무역으로 제3국으로 수출하던 우리기업들의 전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야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요국들의 통화완화 및 통화가치 절하가 진행되면서 ‘환율전쟁’이 재연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지난달말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새로운 글로벌 환율전쟁의 신호탄이 오른 것이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 환율전쟁이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각국 정부가 경제회생을 위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처방을 내놓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유로존과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등에 이어 일본이 지난주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전쟁의 새로운 막이 올랐다. 중국은 올들어 1조8000억위안(329조원)의 자금을 시중에 풀었고, 유럽연합도 다음달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적인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자금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각국 통화가치가 하락, 우리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엔화와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경우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여기에다 저유가로 인한 산유국과 신흥국의 위기는 한국의 수출을 위협함은 물론 위기의 전염 가능성까지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30달러 전후까지 떨어져 산유국의 재정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금융불안 등으로 신흥국이 타격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대외불확실성을 감안해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으로 바꿨지만, 수출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부진한 수출을 내수가 보완하기도 만만찮은 상태다. 상당기간 수출불황의 어두운 터널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