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4ㆍ13 총선이 불과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권가 정치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사흘이 멀다하고 증권 당국은 ‘투자주의’ 종목을 지정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만 ‘소귀에 경읽기’ 처럼 무의미하다.

작은 정치 환경 변화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매일 확인되기 때문이다.

‘오르는 게 우량주’라는 통찰은 투자 부나방들을 다시금 정치 테마주 근처를 얼씬거리게 만든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대도무문’ 김무성주(株)= 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관련해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당내 경선 룰 확정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김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제’를 들고 나왔다. 당 대표의 가장 큰 권한인 공천권을 행사치 않겠다는 얘기다.

친박은 물론 김 대표의 우군인 비박조차 이에 반대하고 있다. ‘험지 출마자’들도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냐는 문제제기다.

김무성 관련주들의 향후 주가 흐름은 여권 내 새로운 대선주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 관련주들이 테마주로 묶이기 시작한 것도 대선 여론조사에 김 대표의 이름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다만 복병은 도처에 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김 대표는 ‘사위 마약 논란’이 제기되면서 관련주들은 급락세를 보였다. ‘딸도 마약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김 대표의 딸이 직접 나서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도 했다.

‘내 사람 챙기기’에 능한 보스형 정치인이 김무성 대표인만큼 공천과 관련한 당내 반대 세력과의 지분 교환 등도 김무성 테마주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 속에 차기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김 대표 관련주들의 주가는 심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180석은 국회 선진화법을 적용하고도 대부분의 법안들을 새누리당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수다.

‘백척간두’ 문재인株= 안철수 의원의 탈당 등으로 인해 극심한 아픔을 겪은 문재인 테마주들은 주가에서도 그 아픔이 고스란히 발견된다. 분당사태가 극으로 치닫던 지난해 12월 중순 문재인 테마주들은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우리들 제약은 5550원으로 급전직하했다. 말 그대로 ‘백척간두’에 선 것이 문재인 테마주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당명 교체와 잇따른 인재 영입 성공 등으로 연타석 안타를 치면서 테마주들의 주가도 회생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15일 문 대표가 김종인 전 국회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문재인 관련주들이 들썩거리기도 했다. 야권 내 일부에선 김 전 의원의 과거 경력 등을 문제삼으며 영입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관련 테마주들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김종인 영입은 총선에 플러스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표는 지난 19일에는 대표직 사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백의종군’과 ‘배수의진’이란 해석이 따라 붙는다. 백척간두에 선 문 대표가 ‘진일보’ 할지 여부에 관련주들의 향배도 함께 달려있다.

관건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몇 석을 얻을 것이냐인데, 역대 총선 결과만을 놓고보면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역대 총선 가운데 현재의 야권이 과반을 획득한 사례는 대통령 탄핵 열풍이 총선을 강타했던 지난 2004년 한번 뿐이다.

▶ ‘일확천금’ 안철수株=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입당 이후 당 대표 사퇴 등 내홍을 겪었던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대표적 안철수 테마주 안랩의 주가가 반등한 것도 안 의원이 탈당 선언과 창당 발표 이후였다.

4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안랩은 지난해 12월 안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급등했다. 올해 1월 4일에는 장중 9만3300원을 찍기도 했다. 안 의원이 독자세력화에 나서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안 의원이 안랩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본인이 오랫동안 몸담았다는 점에서 주변 지인들이 여전히 안랩에 다수 남아있다.

문제는 1월들어 국민의 당의 지지율이 정체 상태 또는 하락 곡선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시장에 팽배하고, 국민의 당이 영입하는 인사들이 각종 논란속에 영입 번복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약세 현상이 뚜렷하다. 안랩의 주가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한 상태다.

안철수 테마주의 향배는 국민의 당이 총선에서 ‘20석’을 확보하느냐 여부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릴 공산이 크다. 원내 교섭단체를 확보하는 선인 20석 이상을 국민의 당이 확보할 경우, 안 의원의 대선 길에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 된다.

‘낭중지추’ 반기문株= 아직은 주머니 속에 들어있지만 차기 대통령 출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반기문 UN사무총장 관련주들도 여전히 관심거리다. 반 총장의 친동생이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보성파워텍은 대표적 반기문 테마주로 꼽힌다.

보성파워텍은 지난해 3000원대던 주가가 현재는 5000원대로 30% 가량 급등한 상태다. 지난 1월 5일에는 ‘위안부 발언’이 공개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위안부 협상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반 총장의 차기 대통령 출마 가능성이 확연히 높아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반기문 테마주의 향배는 방북 시기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배경에 ‘남북 분단’ 상황이 놓여있는만큼, 임기중 꼭 한번은 반 총장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말 불거진 반 총장의 방북 설 보도만으로도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정치권에선 총선 전 방북 보다는 총선 이후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총선 전에 북한을 방문할 경우 ‘총선용’이라는 역풍이 거셀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편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 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