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해 직접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를 현실화할 외교안보라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북핵 이후 일주일간 한ㆍ미ㆍ일 공조를 숨가쁘게 진행해온 외교부는 이제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동한다. 19일엔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차관을 만나 북한 핵실험에 대해 논의한다.

황 본부장의 역할은 만만치가 않다. 확고한 한ㆍ미ㆍ일 공조를 확인한 만큼 이제는 중ㆍ러의 구체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황 본부장은 전날 한ㆍ미ㆍ일 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중국이 우리(한ㆍ미ㆍ일)와 협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역시 “중국이 우리와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날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해 동참을 촉구했다. 또 동시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를 언급,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민감한 사안인 사드에 대해선 ‘신중한 처리’를 강조하며 즉각 입장을 나타냈지만 대북제재 동참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1~3차 북한 핵실험 때처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요란한 빈 수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도 움직인다. 한국과 중국 국방부 국장급 수석대표는 오는 15일 서울에서 제15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를 열기로 했다. 1995년 첫 회의 이후 거의 매해 연말이나 연초에 정례적으로 열린 협의체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란 점에서 만남의 의미가 한층 중요해졌다. 더군다나 중국은 북한 핵실험 이후 한ㆍ중간 군사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통화 요청에 묵묵부답인 상태다.

외교안보라인의 이 같은 대중ㆍ대러 접점 확대는 북핵 사태가 자칫 ‘한미일 대 중러’의 대립구도로 흐르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대립구도는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북한에 잘못된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단 점에서 우리 외교안보당국으로선 피해야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다만 여전히 중국을 끌어낼 카드가 마땅치 않단 점은 고민을 깊게 한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런 중국이 제재와 압박만을 강조하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협조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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