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상가 설계가 조망권과 지형을 고려한 입체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가의 진화는 고객들의 니즈에서 비롯됐다. 소비 동선이 분산됐던 전통시장에서 하나의 건물 안에 다양한 업종을 유치하는 근린상가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이후 상가는 2000년대 들어서 주차공간을 갖추고 대량 구매가 가능한 몰 다양한 물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대량 구매가 가능한 몰(mall) 상가로 발전했다.
단점은 건물 안에서 소비가 이뤄져 고객이 머물러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시행ㆍ시공사들은 놀이와 테마를 갖춘 시설을 도입해 상권이 집중될 수 있도록 특화 개발했다. 판교 호반써밋플레이스 상가와 광교 아비뉴프랑 등이 그 예다.
일반적으로 도심권에선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없고 토지비용이 높아 대규모 상가 공급이 어렵다. 신도시ㆍ택지지구 상가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실제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상가의 연면적은 총 38만8990㎡ 규모로, 이 중 72.27%(28만1118㎡)에 해당하는 상가 분양 면적이 도심권역이 아닌 대규모 뉴타운ㆍ택지개발이 진행되는 곳이다. 강서 마곡지구, 송파 위례신도시, 은평 뉴타운 등 3구에 집중된 현상도 도심권의 상가 공급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도시ㆍ택지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스트리트형ㆍ테라스 상가가 대세로 떠올랐다. 차도나 보행도로와 인접한 저층에 형성된 스트리트형 상가에 접근성을 높여 집객력을 높일 수 있는 테라스를 결합한 상가도 등장했다. 작은 변화가 트렌드한 소비성향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며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셈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9월 경기 구리갈매지구 S2블록에 선보인 ‘갈매역 아이파크 애비뉴’는 테라스 스트리트형 상가로 1층에 위치한 일부 점포에서 테라스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분양 이틀만에 159개의 점포가 완판될 정도로 높은 인기는 덤이었다. 지난 10월 세종시에서 분양한 캐슬앤파밀리 단지 내 ‘캐파스트리트’도 최대 161.37%의 낙찰가율을 보이며 63개 점포가 단 하루만에 모두 완판됐다.
최근엔 수요자들의 동선과 주변 지형까지 연계해 설계하는 상가도 느는 추세다. 주변 녹지나 수변천을 활용해 쾌적성을 더하고 조경시설을 아우르는 동선을 배치하는 등 차별화도 이어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업무7블록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광교 단지 내 상가는 광교호수공원 산책로에서 진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지난 10월부터 분양을 시작해 현재 90% 이상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의동 K공인 관계자는 “상가에서 호수공원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설계 방식이 인기비결”이라며 “상가로는 이례적으로 최대 3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형성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화건설이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상업4블록에서 선보인 ‘은평뉴타운 꿈에그린’의 상가는 지형의 단차를 이용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지하1층~지상1층 연면적 4620㎡, 총 52개 점포로 이뤄졌다. 롯데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5ㆍ7공구 M1블록에서 공급한 ‘송도 캠퍼스타운 애비뉴’는 테라스와 스트리트 구조를 결합했다. 테라스를 2~3층에 배치해 조망권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지상 1층~지상 3층, 연면적 2만4749㎡, 총 184개 점포로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업무7블록에서 분양중인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단지 내 상가는 오픈형 스트리트 테라스 상가에 지형을 고려한 설계를 적용했다. 또 두손건설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문화의료시설 3블록에 분양중인 ‘지젤엠청라’ 상가는 지하에서 청라의 명소인 커넬웨이와 연결돼 있도록 설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트리트형 상가가 큰 인기를 끌면서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한층 발전된 설계를 채용하고 있다”며 “기존의 상가 설계의 진화방향이 상가 내부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소비형태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형이나 자연지물 등 외적요소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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