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의 핵실험 대응 차원에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닷새째를 맞아 남북간 심리전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고성능의 최신 대북 확성기 장비를 통해 북한군을 사면초가(四面楚歌)로 모는 심리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북한도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에 확성기 방송으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뉴스,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 북한체제 비판 등의 주제를 다루면서도 흥미 유발을 위해 라디오 드라마, 인기 걸그룹의 가요 등을 방송하고 있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한 심리전의 치명적 효과를 자신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의 심리전 효과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심리전 방송은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더 우리 방송의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우리측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자체 확성기를 틀어 무력화하는 맞불작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의 확성기 장비 출력이 약하고 전력 사정도 어려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웅~웅~’하는 소리를 계속 내면서 내용 전달보다는 우리 군 방송의 가청 범위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2일 “북한이 10여 곳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확성기 방송에 대한 방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확성기 장비는 출력이 낮고, 북한의 전력 사정 역시 익히 알려진 대로 좋지 않다”며 “북한 확성기의 가청 거리는 1~3㎞, 남한 확성기 가청 거리는 10㎞ 전후여서 우리 확성기 성능이 북한의 3배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서 이야기할 때 한 사람이 상대편보다 3배 더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북한의 확성기 가동 지역에서는 ‘웅~웅~’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북한 확성기 뒤쪽까지 우리 확성기 소리가 퍼져 북한의 후방 지역에도 우리 대북 방송이 잘 전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애써 우리 군 방송을 안 들으려 하지만, 물리적으로 안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자체 확성기를 통해 김정은 우상화, 충성 결의, 4차 핵실험 정당화,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 등의 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성기 방송에 있어 절대적인 열세에 몰린 북한군은 대남 비방의 수위를 극도로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박대통령에 대해 실명 비난을 하고 있는데 당국자로서는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 관계에 따라 중단, 재개를 반복해왔다. 1962년 처음 시작됐다가 1974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 이후 중단됐다. 1980년 북한에서 먼저 재개하면서 남한에서 대응하며 다시 남북간 확성기 ‘전쟁’이 재개됐다가 지난 2004년 6월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다시 재개됐고 8월 25일 극적인 남북 합의로 또 중단됐지만, 지난 6일 북한의 기습적인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8일부터 또 다시 재개했다.
확성기 방송이 한창이던 때는 “인민군 여러분, 오늘 오후에 비가 오니 빨래 걷으세요”라는 내용으로 일기예보를 하면 맞아떨어져 북한군 부대에서 실제 빨래를 걷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 방송은 북한 정권 수뇌부가 두려워하는 외부 세계의 소식을 북한 전방부대와 마을에 전달하는 첨병 역할을 맡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집요하게 대북 확성기 장비 철거를 요구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의 치명적 효과 차단에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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