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해설위원은 자칭 '악성 미분양'이란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자칭 '악성 미분양'이란다.
'스포츠 인물평전' 녹음 후 기념사진을 찍는 출연진. 오른쪽 두 번째가 박재홍 해설위원.
'스포츠 인물평전' 녹음 후 기념사진을 찍는 출연진. 오른쪽 두 번째가 박재홍 해설위원.

지난 주 ‘김용민 최익성의 스포츠 인물평전’의 녹음시간이 월요일 저녁 7시에서 목요일 오후 2시로 급변경됐다. 이에 월요일 유남규(탁구)에 이어 목요일 박재홍(야구)으로 한 주에 2명의 ‘인물’을 만나야 했다. 갑작스런 일정조정 탓에 시간이 촉박했고, 부랴부랴 움직인 끝에 정확히 2시에 녹음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열?' 초대한 ‘놈’들은 보이지 않고, 초대당한 박재홍만 막 도착한 듯 녹음실 앞에 있었다. 방송인(MBC스포츠+ 야구해설위원)답게 시간을 잘 지키는 듯 싶어 첫 인상은 굿! 알고 보니 같은 시간 주스튜디오에서는 강연이 있어, 바로 옆 팟빵 녹음실을 사용하게 됐고 김용민 PD(지식라디오 대표)와 최익성 대표(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는 이미 대기 모드였다. 이 방송은 스포츠 무뇌한(김용민)이 진행하는 까닭에 태생적인 ‘전문성 부족’에 시달린다. 그래서 섭외발로 버티자는 게 내부 불문율. 따지고 보니 백인천(73)-장정구(53)-김유택(53)-유남규(48)에 이어 이번에는 43살의 박재홍. 점점 젊어지고 있다. 다음 주는 20대나 30대가 가능하까? 밝힐 수는 없지만 20대, 그것도 여자 스타플레이어를 목표로 한다(참고로 김연아는 아님).요런 멘트로 시작된 스인평 박재홍 편. 전편 유남규의 말빨이 진행자급으로 워낙 강렬했던 터라 또 다시 ‘어리버리 녹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박재홍이 말을 잘한다’는 첩보는 접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그런데 또 한 번 '웬열?' 녹음은 완전히 ‘박재홍 토크쇼’가 됐고, 역대(그래봐야 첫 편 최익성을 포함하면 6번째) 최다 웃음이 빵빵 터졌다. 한국 최초의 30-30(30홈런 30도루, 총 3회)을 달성한 호타준족의 상징은 그동안 말하고 싶어 어떻게 살았을까? 오히려 말로 먹고 사는 해설위원이 천직인가? “여기 최익성 대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악성 미분양(노총각)이에요.”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아직 미혼인 것을 박재홍은 이렇게 표현했다. 대화 도중 자신처럼 소속구단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선수로 양준혁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거기도 악성 미분양이에요. 악성 미분양이 보통 구단과 사이가 나쁘죠”라고 ‘해설’을 했다. 야구를 늦게 시작한 최익성에 대해서도 “제가 그래서 ‘야구계의 검정고시’라는 별명을 붙여줬어요”라고 촌평. 이쯤이면 보통이 넘는 말빨이다.

그래서 제법 까칠한 질문도 던져봤다. “만일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면 광주와 인천, 둘 중 어디냐?”고. 답도 재치가 넘쳤다. “정치는 안 한다.” 대신 “지금도 인천에 살고 있다”며 인천사랑을, ““강정호까지 하면 제 모교인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가 4명이나 되지요. 미국에서도 이런 고등학교는 잘 없어요”라며 광주야구론을 각각 펼쳤다. 시종 웃음이 터지는 토크쇼였지만 ▲‘빵재홍’에 대한 해명, ▲기아시절 폭행사건과 112신고전화, ▲선수협의회 회장을 맡은 일, ▲야구해설자의 보람과 향후 비전 등 박재홍은 제법 의미심장한 얘기도 맘껏 풀어놨다. 방송 후 본인도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참 편하게 마음껏 얘기했네요. 이런 (팟캐스트)방송 좋네요. 기회되면 또 불러주세요”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쑥 치고들어왔다. 마지막 접대멘트도 수준급이었다. ‘스포츠 인물평전’은 지식라디오(인터넷)를 통해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전파를 타며, 이후에는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헤럴드스포츠=유병철 편집장 einer6623@unicon.kr]*김용민 최익성의 스포츠인물평전 해당 회차 다시듣기 http://www.podbbang.com/ch/10698P.S. 녹음 며칠 후 박재홍의 중학교 선배인 박충식 선수협의회 사무총장을 만났다. “박재홍 말빨이 보통이 넘는다”고 했더니, “걔가 말을 잘해?”라며 가볍게 일축했다. “그럼 다음엔 박충식이 나와서 15회 완투 신화를 얘기하자”고 했더니 ‘공무원스럽게’ “말 많은 선수협의 사무총장이라 안 된다”며 사양했다. 참고로 박충식은 박재홍 회장이 임명한 사무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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