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부패의 단면이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전면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 군용품 판매상은 우크라이나군에 지원된 미군 전투식량을 빼돌려 되팔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에서 군용품을 판매하는 블라디미르 벨로노그는 레이션(MRE; meals ready to eat)으로 알려진 미군 전투식량을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로노그는 위장용 강하복(jumpsuit) 부터 페인트볼, 닌자 표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업자다. 그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전투식량에는 미국 국방부 마크가 찍혀있었고 심지어 “미국 국방부 자산, 상업적 재판매는 불법입니다”란 글귀도 적혀있었다고 타임은 전했다.
특히 벨로노그가 판매를 시작하기 며칠 전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하고 우크라이나군의 방위를 돕기 위해 30만개의 MRE를 전달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해 더욱 의심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는 타임과의 전화통화에서 판매 사실은 인정했으나 자신이 판 물건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MRE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고 문구에 대해서는 “MRE는 얻기가 쉽고, 다른 데서도 다 판매하는 것”이라며 횡령된 물품이었다는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그가 어떤 방법으로 MRE를 손에 넣었는지 확인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벨로노그가 우크라이나 극우 민족주의 단체인 ‘프라비 섹토르’의 팬임을 확인했으나 그는 ‘단지 지지자일뿐’이라고 해명했다. 그가 판매하는 물품들은 프라비 섹토르의 무장단체가 선호하는 것들이다.
프라비 섹토르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하는데 무력시위를 한 집단으로, 장갑차량을 몰고 야누코비치의 맨션으로 진격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이후 성명에서 “미안하다. 하지만 프라비 섹토르가 혁명의 시간에 차량을 아끼겠는가? 이게 첫번째고, 두번째로는 빅토르 야로쉬를 장갑이 튼튼하지 않은 차량에 태워 보내는 것은 태만에 의한 과실이다”라고 말했다.
언급된 야로쉬는 프라비 섹토르의 지도자로 이번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한 인물이다.
새로 들어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만연한 부패의 고리를 끊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유력한 대권주자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오렌지 공주’ 율리야 티모셴코가 선거 공약으로 부패 척결을 내세웠지만 그 스스로도 부패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
우크라이나 기업가들과의 유착관계도 의심받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업으로 부를 쌓아 ‘가스 공주’란 별명도 얻었다.
그와 친분관계가 있는 파블로 라자렌코 총리도 지난 2004년 돈세탁, 인터넷 사기, 부당 취득 혐의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징역 9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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